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쓴 핵심요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올해 브라질 월드컵에 나서는 홍명보호에 덕담을 전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 김태영, 이을용, 윤정환, 송종국, 최진철, 유상철, 이영표는 12일 서울 남산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모여 얘기꽃을 피웠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히딩크 감독의 방한에 맞춰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에 힘을 싣자는 취지로 마련한 오찬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최근 무릎 수술을 받은 터라 오른 다리를 휠체어에 고정한 채 등장했다.
그는 정 명예회장, 옛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악수를 하고 쾌활한 인사말로 양호한 컨디션을 드러냈다.
수술을 집도한 송준섭 한국 축구 대표팀 주치의는 "성공적 수술이었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런 자리에 올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홍명보호의 올해 월드컵 도전과 관련해 취재진과 짧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조언이 필요없을 정도로 홍명보호를 믿는다'는 취지의 발언이 되풀이됐으나 작은 경고도 드문드문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이 쉬운 조에 편성됐다는 말이 있지만 마냥 쉬운 조로만 볼 수는 없다"며 "특히 알제리를 절대로 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고온다습한 브라질의 환경에 잘 적응하고 체력적으로 잘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히딩크 감독은 홍명보호가 빠른 공격 축구라는 강점을 잘 살렸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월드컵은 선수들에게 몇 경기밖에 안 되는 중요한 무대"라며 "그 때문에 선수들이 주눅 들거나 걱정해 강점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이 자신에 못지않은 러시아 전문가라는 견해도 히딩크 감독의 입에서 나왔다.
히딩크 감독은 "홍 감독과 러시아 클럽 안지에서 많이 얘기했다"며 "홍 감독은 충분히 경험이 있고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을 정도로 영리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사령탑을 맡은 적이 있는 조별리그 상대 러시아에 대한 특별한 조언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뒤따랐다.
베테랑 미드필더 박지성의 대표팀 복귀 여부와 관련해서 히딩크 감독은 말을 아꼈다.
히딩크 감독은 "내가 언급할 문제가 아니고 판단도 불가능하다"며 "박지성 얘기를 들어보고 무엇이 한국 축구에 좋은지 잘 결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브라질, 미국 전지훈련을 앞둔 홍명보 감독은 이날 오찬에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