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CBN, GMA방송 등은 방재당국을 인용, 전날 오후(현지시간) 민다나오 섬 남동해상에서 발달한 태풍으로 주변지역에 폭우가 내려 일부 하천이 범람한 데 이어 다른 지역에도 침수피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아가톤(Agaton)'으로 명명된 이번 태풍은 이날 오전 최남단 도시 제너럴 산토스에서 약 200㎞ 떨어진 해상까지 진출했으며 느린 속도로 서북서진 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따라 방재 당국은 차량과 자원봉사대를 동원, 하천 주변 등 취약지역 주민 약 300가구를 안전지대로 긴급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아울러 남부 민다나오 등을 오가는 최소 22편의 항공편도 전날 운항 취소됐다.
당국은 이날 오전 이슬람 주민 거주지역인 엘리오 부근의 다바오 강이 이미 범람했다면서 탈로모 강과 타무간 강 등 주변의 주요 하천의 수위도 급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근의 제이드 밸리 등에서도 홍수 주의보가 발령돼 주민들이 대피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밖에 남부 콤포스텔라밸리 주 일부지역의 경우 폭우로 이미 산사태가 발생, 교량과 도로가 끊기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신화통신 등은 이와 관련해 콤포스텔라밸리의 한 광산지대에서 하루 두 차례나 산사태가 발생해 상당수 가옥이 무너지고 부상자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한편 루손섬 남부 비콜항구에서는 이날 3천여 명이 악천후로 발이 묶이는 등 적잖은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이날 태풍으로 해상에 높은 파도가 일 것으로 보고 오전 출항 예정이던 선박 9척에 대해 운항중지 조치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