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더 지니어스2:롤 브레이커'에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치열한 두뇌싸움이 아닌 얄팍한 속임수와 편먹기로 갈린 승부에 "긴장감은 없고, 짜증만 난다"는 시청자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특히 지난 11일 방송에서 천재 해커 이두희가 탈락자로 결정됐다. 이두희가 탈락되는 과정에서 연예인들이 이두희를 속였고, 그들을 인간적으로 신뢰했던 이두희만 희생자가 된 상황에 안타까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게임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연예인들은 그들끼리 연합을 형성했다. 가장 먼저 스튜디오에 도착한 이상민은 은지원에게 "홍진호가 출연자들과 밖에서 자주 만나고 있다"며 "교류가 있었다는 것 아니냐. 오늘 같은 날은 홍진호가 떨어져야 한다"고 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어 노홍철, 유정현에게도 "비방송인들이 '방송인들을 내보내자' 계획을 세운다"며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한명을 보내자면 누구겠냐. 홍진호다"고 탈락 후보를 확실히 했다.
이두희가 등장하자 노홍철은 "취조하기 좋은 분위기다"고 이두희를 몰아 세웠고, "너랑 요환이랑 진호랑 몰려다니면서 밥 먹고 그런다더라. 일과 시간 이후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다고 하더라. 사실이냐" 등을 추궁했다.
이두희는 "비방송인 연맹을 맺은 것이 아니다"고 적극 부인했지만 이미 연맹을 결성한 연예인 누구도 그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이날 게임은 독점게임으로 진행됐다. 총 64장의 카드 중 8가지의 자원, 5장의 폭탄 카드로 구성됐다. 플레이어들은 각각 8장의 카드를 받은 후, 다른 플레이어와 카드 교환을 통해 한 가지 자원의 카드로 만들어야했다. 단, 카드 교환시에는 신분증을 제시해야했다. 연예인 대 비연예인의 비율은 5대 3이었다. 소통이 중요한 독점게임에서 수적으로 우세한 연예인 연합이 우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은지원은 이두희의 신분증을 가져가는 꼼수를 부렸다. 그렇지만 연예인 팀은 이두희 앞에서는 신분증의 위치를 모른는 척 연기를 했다. 당연히 이두희는 손과 발이 묶여 게임을 진행할 수 없었다. 처음엔 웃던 이두희도 시간이 지나자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아예 게임에서 배척시킨 것이 아니냐"고 토로하는가 하면 눈물을 글썽였다.
결국 이두희는 게임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채 데스매치에 올랐다. 이두희는 데스매치 상대자로 신분증을 숨긴 은지원을 선택하려 했지만, 은지원은 데스매치를 피할 수 있는 생명의 징표가 있었다. 이 역시 연예인 팀에서 미리 손을 쓴 것이다. 결국 알면서도 모른척한 조유영을 택했고 게임을 진행했다.
그렇지만 데스매치 게임 역시 플레이어간의 협력이 중요한 암전게임이었다. 결국 연예인 팀의 든든한 지원 속에 조유영이 승리했고, 이두희는 최종 탈락했다.
탈락 후 이두희는 "살면서 친한 동생에게 1000만원을 사기 당하고, 제가 설립한 회사에서 잘려도 봤다"면서 "그런데 이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런 이두희에게 이상민은 "세상은 더 심해"라는 말을 던지며 연예인 팀의 행동을 합리화했다. 뿐만 아니라 이두희가 "은지원 씨가 밤에 전화해서 '나를 밟고 일어서'라고 말해서 완전히 신뢰했다"고 고백하자 은지원은 "그때 내가 술을 먹었나? 기억이 안난다"는 말로 이두희를 더욱 당황시켰다.
'더 지니어스2'의 부제는 '룰 브레이커'다. 시청자들은 룰 브레이커를 게임의 룰을 뛰어넘어 천재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사람으로 이해했지만, 연예인 팀은 다른 방식으로 게임의 규칙을 부수며 승리를 차지했다. 해커 이두희, 프로게이머 임요환, 시즌1 우승자 홍진호 등 천재적인 게임 능력을 가진 이들도 연예인 연합의 인맥에 게임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무능력자로 전락했다.
'더 지니어스2' 시청자들은 파벌로 얼룩진 게임에 안타까운 반응을 보내고 있다. 시청자게시판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게임 규칙도 제대로 이해 못하는 플레이어들이 인맥에 기대 살아남는 모습을 더 이상 보기 싫다", "흥미진진한 게임이 아닌 짜증이 솟구치는 방송이었다", "이전의 심장이 쫄깃해 지는 '더 지니어스'가 되어주길"이란 반응이 주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