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2005년 항공화물 운임 담합 행위 적발
(제네바=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 스위스가 10여 년 전 항공화물 담합 행위를 한 에어프랑스-KLM·대한항공 등 11개 항공사에 128억여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스위스 경쟁위원회는 지난 2000년에서 2005년 사이에 일부 항공사들이 미국으로 가는 항공화물의 요금, 연료 할증비, 전쟁위험 부담금, 세관 통과비용, 수수료 등을 담합한 행위를 적발해 1천100만 스위스프랑(약 128억 6천여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고 스위스 언론들이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스위스 경쟁위원회는 또 이런 담합 행위는 반 독과점법을 어기는 중대한 위반행위라며 이번 사건은 독일의 루프트한자가 자체도 포함된 화물시장 담합 행위를 폭로하기로 함에 따라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루프트한자는 자회사인 스위스 인터내셔널 항공과 함께 1순위 자진신고자(리니언시)의 혜택을 받아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
또한 브리티시 항공, 홍콩 케세이퍼시픽 항공, 일본 항공, 에어프랑스-KLM, 룩셈부르크의 카고룩스 항공 등도 자진신고자 감면제에 따라 10%에서 50%의 과징금을 감면받았다.
스위스 경쟁 당국의 벌금을 부과받은 11개 항공사 중에는 에어프랑스-KLM의 벌금 액수가 390만 스위스프랑(약 45억6천여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과징금이 많은 항공사는 아메리칸 에어 220만 스위스프랑(약 25억7천여만원), 유나이트 에어 210만 스위스프랑(약 24억5천여만원), 싱가포르 항공 170만 스위스프랑(약 19억8천여만원) 등의 순이다.
이들 항공사 이외에 제재를 받은 다른 항공사는 대한항공, 미국 아틀라스 에어, SAS 등이다. 남아공 항공과 알리탈리아 항공도 담합에 가담했지만 실제 수익을 얻은 것이 없어 과징금 처벌을 받지 않았다.
대한항공도 유럽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화물편 자체가 적어 과징금 액수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경쟁당국은 미국 법무부와 유럽연합(EU) 당국도 이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벌였고 여러 항공사에 벌금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10년 11개 항공사에 대해 7억9천900만 유로(1조1천539억여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일부 항공사들이 법원에 이의를 신청해 아직 집행되지 않고 있다.
미국 법무부도 22개 항공사와 21명의 경영진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 2011년 11월 18억 달러(약 1조9천111억여원)의 벌금과 4명의 경영진을 구속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편 스위스 경쟁위원회는 항공사들이 이번 과징금 처분 결정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앞으로 법정에서 과징금 처분을 법적으로 뒷받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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