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당국, 빈라덴의 '아바타' 출현 우려했다

미국 정보 전문가들은 알카에다 최고지도자였던 오사마 빈 라덴의 추종세력이 온라인 공간에서 빈 라덴의 '아바타'(분신)를 만들어 그의 메시지를 전파하는데 사용할 것을 우려했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다고 영국의 데일리메일 등이 9일 보도했다.

미국 국가정보국(ODNI)이 2008년 작성한 142쪽 분량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빈 라덴의 아바타에 그의 육성녹음을 입혀 빈 라덴이 죽은 후에도 알카에다의 선전, 대원 충원 및 훈련, 모금활동 등에 활용할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이 정보공개법에 따라 공개를 요청한 이 보고서는 "빈 라덴의 용모를 꼭 빼닮은 아바타에 생생한 느낌을 불어넣음으로써 빈 라덴의 아바타가 앞으로 수백년간 설교를 전파하고 새로운 파트와(이슬람 율법해석)를 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또 지하디스트들이 세컨드라이프와 같은 온라인 공간이나 월드오브크래프트 같은 롤모델링게임 등에도 침투해 지하디스트 충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3차원 사이버공간의 확산:가상세계가 현실이 되는 곳'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온라인 공간이 지하디스트들에 의해 선전활동 및 대원 충원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으나 보고서 작성 당시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지하디스트들이 온라인세계가 제공하는 이같은 기회를 널리 활용하기 시작한 증거는 별로 없다고 밝혔다.

보고서 공개를 주도한 FAS의 기밀 전문가 스티븐 애프터굿은 "이 보고서의 목적은 새로운 사고방식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어서 일부 의견은 기이해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알카에다의 창시자로 9.11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은 미 정보당국의 오랜 추적을 받아오다 지난 2011년 5월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에서 미군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됐다.

전세계가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을 환영했으나 무슬림형제단과 하마스, 탈레반 등은 빈 라덴 사살작전을 비난했으며 파키스탄과 수단, 터키 등지에서 빈 라덴 사살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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