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욕 배운 흑인아동 격리에 인종탄압 논란

부모가 자식에게 욕지거리를 가르치는 것도 인권에 속할까?

집안에서 저질 언행을 배운 어린 흑인 자녀들이 격리 조치를 당해 인종탄압 논란이 일고 있다.

9일(현지시간) CNN과 네브래스카주 언론에 따르면 주정부 아동보호국과 오마하 경찰은 집안 어른들로부터 흑인과 여성을 비하하는 언행을 배운 유아 등 어린이 4명을 부모에게서 격리시켜 아동보호소로 옮겼다.

경찰이 인터넷에서 입수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여러 명의 성인이 기저귀를 찬 흑인 아동에게 'X둥이', '닥쳐라! XX야'이라는 욕설을 퍼붓는다.

아이는 욕설을 그대로 따라 하고 심지어 "X 먹어라"며 가운뎃손가락을 펴는데도 어른들은 신이 난 듯 낄낄대며 더욱 험한 욕을 한다.

문제의 영상은 누군가 인터넷에 올린 것이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타고 확산했고, 오마하 경찰노조의 홈페이지에도 올랐다.


파문이 커지자 당국은 합동조사반을 편성해 본격 수사에 나섰고, 결국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8일 부모의 품을 떠나야 했다.

그러나 경찰의 이 같은 조치는 소수인종을 욕 보이는 의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당장 흑인사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흑인남성연대는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뇌의 인지력이 없는 2살 짜리 아이가 어른 2명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앞으로 범죄의 인생을 살아갈 것으로 보느냐"며 "경찰이 선을 넘었다"고 맹비난했다.

이 단체는 오마하 경찰이 이전에도 흑인에 대한 과도한 공권력 행사로 자주 물의를 빚었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 지킴이를 자처하는 미국시민자유연대(ACLU)는 경찰이 공권력 남용으로 소수 인종을 향한 적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ACLU에 따르면 오마하 주민 40만9천명 가운데 흑인 등 소수인종 비율은 25%에 이른다.

오마하 경찰은 문제의 영상에 대해 경찰노조에서 공개한 것이어서 경찰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밝히는 등 진화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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