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선진화 전략, 부산화 의지 담았다

IT센터 부산 설립으로 파생 글로벌 허브 육성, 지역사회공헌 대폭 확대 약속도

한국거래소 최경수 이사장이 부산 본사 사옥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한국거래소(KRX)가 침체된 자본시장의 성장한계를 극복하고 오는 2020년까지 세계 7위의 거래소로 성장하기 위한 선진화 전략을 마련했다.

특히 거래소 선진화 전략에는 부산을 파생상품 글로벌 허브로 육성하는 방안을 비롯해 지역경제 살리기와 지역 사회공헌 확대 등 ‘부산화’ 의지를 적극 담고 있어 이행 여부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 최경수 이사장은 8일 취임 100일째를 맞아 기자회견을 열고 4대 방향, 12대 과제를 담은 거래소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KRX RENEW' 전략으로 명명된 선진화 방안은 자본시장 활력 제고와 미래 성장동력 육성, 글로벌 외연확대, 지속가능 경영구축 등 4가지 방향이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한 전략과제 가운데에는 정규시장의 거래시간을 현행보다 연장하는 방안이 가장 두드러진다.

현재 총 6시간인 주식 거래시간을 1시간 가량 연장하다는 구상인데, 시장 유동성 확대와 거래시간 차이에 따른 해외투자자 불편 해소 등에 큰 도움일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래소 측은 현재 미국과 유럽 시장의 경우 이미 6.5시간에서 8.5시간으로 장시간 거래 형태를 유지하고 있고, 아시아 시장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래시간을 연장하는 추세라며 거래시간 연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거래시간 연장은 증권업계 종사자의 근로조건이나 증권사의 이해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업계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신중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현재 거래비중이 미미한 시간외 시장의 거래시간을 우선 연장하고 가격제한폭 확대나 유동성공급자 제도 개선을 통한 중형 우량주식 거래확대, 파생상품 최소 위탁증거금율 하향 조정 등 거래제도 개선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거래소는 또, 파생상품시장을 중심으로 증권사의 주문 서버를 거래소 IT센터 안에 설치하는 이른바 ‘CO-LOCATION'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는데, IT센터를 본사가 있는 부산에 설립한다는 계획이어서 특히 주목을 끈다.

이는 파생상품의 주문속도를 올리는데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부산을 파생상품특화 금융중심지로 육성한다는 부산화 전략의 핵심을 담고 있는 계획이라는 게 거래소 측의 설명이다.

200~300억이 투입되는 IT센터를 부산에 설립해 증권사 서버의 부산 이전을 유도하고, 신상품 개발과 거래속도 개선으로 파생상품 시장을 활성화해 파생상품 글로벌 허브로서 부산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또 지금껏 조성되지 못한 석유나 금, 탄소배출권, 비철금속, 농산물과 날씨 등 일반상품시장을 육성해 부산의 상품시장 입지도 강화하고 파생상품시장을 활용한 선박금융 육성 등 부산의 신사업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밖에 부산지역 사회공헌 사업비중을 현행 31%에서 50% 이상으로 즉시 확대하고, 물품구매나 용업사업에 부산 소재 기업과 소상공인을 우선 활용하는 등 부산경제 살리기를 집중 추진하기로 했다.

지역사회와 연계해 부산발전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한편, 지속적인 부산화 추진을 위해 ‘KRX 부산화 자문위원회’를 운영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최경수 이사장은 “오는 6월 준공예정인 문현금융단지 본사 사옥에 27~8억 가량을 투자해 서울 규모에 준하고 예탁결제원 홍보관까지 포함하는 대단위 홍보관을 짓고, 부산을 금융교육의 중심지로 조성할 계획까지 세워두고 있다”며 부산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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