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3일 브라질과 미국으로 3주간의 일정으로 해외 전지훈련을 떠난다. 현재 시즌이 진행중인 유럽파를 제외하고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은 브라질 현지에서 월드컵 분위기를 미리 체험하고 미국으로 이동해 북중미의 강호들과 차례로 평가전을 소화한다.
대표팀 구성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해외 전지훈련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들에게 브라질월드컵 본선 출전의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홍 감독은 이번 해외 전지훈련을 실전처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백전노장’의 눈에는 여전히 부족하기만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4강 진출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홍명보호’는 아직까지 완전한 모습이 아니었다.
9일 서울 논현동의 한 병원에서 무릎 관절염 수술을 받은 히딩크 감독을 면회한 뒤 취재진과 만난 홍명보 감독은 “지난 평가전 비디오를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몇몇 장면에서 보완할 점을 지적해주셨다”고 말했다.
홍 감독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은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져 상대에게 찬스를 허용하는 것을 지적했다. 실제로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축구대표팀의 최대 고민은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계속된 실점이다. 세계적인 명장의 눈에는 단박에 홍명보호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 때문에 당초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두 감독의 만남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1시간 넘게 이어졌다.
히딩크 감독은 무조건 ‘홍명보호’의 부정적인 면만을 지적하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은 오랜 자신의 경험을 살려 월드컵에 대비한 선수 선발의 원칙과 자신이 직접 지휘봉을 잡았던 러시아에 대한 정보도 애제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했다.
홍명보 감독은 “히딩크 감독님께 했던 몇 가지 질문의 답은 대부분이 내 예상과 일치했다. 월드컵 본선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스승의 도움에 감사의 뜻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