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9일 올 들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2.5%에서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날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이후 8개월 연속 동결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를 인하할 이유가 없고, 내수와 설비투자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에서 올릴 이유도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의 3.8%를 유지했다. 내년은 4%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종전의 2.5%에서 2.3%로 0.2%포인트 낮췄다. 내년은 2.8%로 전망했다.
한은은 국내경제의 경우 수출과 소비가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경기가 추세치를 따라 회복세를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또 세계경제는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보다 뚜렷해졌고 유로 지역은 경기부진이 완화됐으며, 신흥국시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유지되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도 세계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겠지만,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여건변화 등에 의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일부에서 경기부양과 엔저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금리인하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점 등을 들어 금통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현재의 국내외 경제상황에 대한 한은의 판단이 상당히 긍정적이란 점을 감안하면 금리인하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
경기가 호전되면서 금리인상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김 총재가 신년사 등에서 완화적 통화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가계부채에 따른 부담 등을 감안하면 경기가 상당 수준 좋아지지 않는 한 인상 가능성도 낮다.
물론 미국의 양적완화축소 과정에서 유동성의 과도한 유출 등의 변수가 생기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올해 기준금리가 계속 동결된 후 하반기에 경기회복과 미국의 본격적인 양적완화 축소 등의 영향으로 한차례 인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새해 경제운용과 관련한 정부의 강력한 경기활성화 의지, 엔화의 추세적 약세 등으로 상반기에 금리가 한차례 인하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이날 금통위가 금리동결을 만장일치로 결정하면서 그 가능성은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