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노조(위원장 권순평)는 조합원 600여명이 모인 가운데 8일 오전 9시 현대엘리베이터 본사(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대강당에서 ‘쉰들러의 생존권 위협 규탄대회’를 열고 다국적 기업 쉰들러 홀딩 AG(이하 ‘쉰들러’)의 인수합병 시도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다국적 승강기 제조사들은 시장 확보 후 국내 연구개발 시설을 없애는 것은 물론 생산 공장마저도 폐쇄해 수많은 노동자가 직장을 잃었고, 값싼 제품을 수입해 물량 공세를 펼치며 토종 승강기 업체를 고사시켰다”며 “쉰들러는 한국 승강기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권순평 노동조합 위원장은 “쉰들러는 2003년 중앙엘리베이터를 인수한 뒤 연구개발 기능을 축소하고 생산 공장을 물류 창고로 전환해 시장 점유율 5%대의 회사를 2%대로 추락시킨 전례가 있다”며 “쉰들러가 국내 1위의 시장 점유율과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현대엘리베이터를 집어삼킬 경우 국내 승강기 시장과 원천 기술은 모두 잠식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현대엘리베이터 노동조합은 쉰들러의 소송 제기 등 인수 시도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쉰들러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부당한 시도가 계속될 경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로 현대그룹 자구계획 중 하나인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에 반대하는 등 현대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