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과학자들은 대기권 상층부에 남아 있는 과거 핵실험의 잔해가 무시해도 좋을 정도라고 믿었지만 스위스 로잔 대학 방사선물리학연구소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지금도 놀랄 만큼 높은 밀도로 대기권 상층부에 남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핵폭발 이후 첫 2~3년 안에 대부분의 방사성 입자들은 사라지지만 일부는 대기권 상층부인 성층권에 수십년, 심지어는 수십만년간 잔류한다"고 밝혔다.
핵무기 경쟁이 치열하던 냉전 시대에 세계 각지에서 실시된 수많은 핵실험의 방사능 잔해인 플루토늄과 세슘 동위원소들이 50년이 지난 지금도 남아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그러나 성층권에 남아 있는 방사성 물질 농도가 사람의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핵폭발이 일어나면 방사성 물질이 공중에 방출되지만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 것으로 생각해 왔다.
대기권 하층부인 대류권에서는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비나 눈에 달라붙은 뒤 중력에 의해 땅으로 내려와 '씻겨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10~50㎞ 상공의 성층권에서는 일부 잔해가 갇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이들은 성층권에 남아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농도가 대류권에 비해 1천~1천500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측정 장소가 스위스 상공이었지만 비슷한 위도대라면 전 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이런 물질들이 화산 분출 같은 자연현상에 의해 대기권에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예를 들어 지난 2010년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이 분출했을 때 대기권 하층부의 플루토늄 농도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런 잔해의 장기적 영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람들에게 위험할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