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억어치 그림·보석 들고 튄 화랑대표 6년 만에 '덜미'

33억 원어치 고객의 그림과 다이아몬드 등을 팔아준다며 챙긴 뒤 그대로 잠적했던 화랑대표가 6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화랑업자 이모(56) 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씨는 피해자 이모(56) 씨로부터 근현대 미술사의 거장인 김관호 화백의 '해금강', 김환기 화백의 '달밤' 등 고가의 미술품 10점과 다이아몬드, 루비 등 원석이 포함된 보석 8점을 대신 팔아 주겠다며 약속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 씨가 빼돌린 금품은 시가 33억 8100만여 원에 이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2002년부터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큰손'으로 통하기도 했다.

이 씨는 2008년 피해자로부터 미술품과 보석의 판매를 위탁받은 뒤 2009년 10월무렵 돌연 화랑 운영을 중단하고 사라졌다. 이후 6년여간 대포폰을 쓰고 거주지를 수시로 바꾸면서 도피 생활을 해왔다.

경찰은 최근 강남 일대의 화랑가에서 탐문·잠복 수사를 진행해 지난달 17일 이씨를 체포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그림 10점은 모두 주변에 팔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림을 실제로 어디에, 얼마에 팔았는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가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를 반환하고 전쟁 희생자 유골을 봉환하는 단체의 고위 관계자"라며 "미술품과 보석 등을 판매한 수익금을 유골봉환 사업 등에 보탤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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