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조난 러시아 탐사선 자력으로 유빙 탈출 시작

"풍향 바뀌면서 유빙 이동…중국 쇄빙선도 뒤따라"

남극의 유빙 속에 갇혔던 러시아 탐사선 '아카데믹 쇼칼스키'호가 7일(현지시간) 자력으로 얼음을 뚫고 나오기 시작했다.

쇼칼스키호 선장 이고리 키셀료프는 이날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통화에서 "마침내 조난 해역의 풍향이 바뀌면서 얼음층에 틈이 생겼고 선박이 이 틈을 뚫고 이동하기 시작했다"며 "벌써 조난 해역에서 북쪽 방향으로 30km 이상 이동했다"고 밝혔다.

키셀료프 선장은 그러나 "여전히 안개가 심하게 끼어 있어 시계가 500m를 넘지 않는 등 기상 조건이 좋지 않아 천천히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셀료프는 앞서 쇼칼스키호 승객들을 구조했던 중국 쇄빙선 쉐룽((雪龍)호도 쇼칼스키호에 조금 뒤떨어져서 유빙을 벗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신화 통신은 쉐룽호가 얼음층을 완전히 벗어나 열린 바다로 나오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쇼칼스키호는 호주 출신 극지 탐험가 더글라스 모슨의 역사적 남극 탐사 100주년을 맞아 그의 이동로를 그대로 재현하는 탐사에 나섰다가 지난해 12월 24일 유빙에 부딪혀 조난했다. 탐사선엔 러시아 승무원 22명과 호주인 과학자 및 여행객 52명 등 74명이 타고 있었다.

이후 쇼칼스키호 승객 52명 전원은 쉐룽호가 보낸 헬기를 통해 조난 9일 만인 지난 2일 모두 구조됐다. 하지만 22명의 승무원이 탄 쇼칼스키호는 유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쇼칼스키호 승객 구조에 나섰던 쉐룽호도 이후 유빙에 갇혀 버렸다.

그러다 이날 조난 해역의 풍향이 바뀜에 따라 유빙들이 흩어지기 시작하면서 이동 경로가 확보돼 조난 선박들이 자력으로 얼음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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