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나 충청권 등 주요 지역에서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격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 새누리당 ‘선당후사’…중진들 총동원해야
중진 차출론은 새누리당에서 먼저 불거졌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지난 5일 "당을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희생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며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정신을 강조하면서 "훌륭한 후보들이 개인적 야망이나 개인의 정치적 계획을 뒤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에서는 지방선거 결과가 임기 2년차 박근혜정부의 국정 추진력에 직결되는 만큼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 나왔다.
홍 사무총장은 "여론조사에서 이기는 사람이 나가야 한다. 우리한테 굉장히 절실하다"면서 "당에서 진짜 나가라고 할 때 나가야지, 안 나오면 죽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우여 대표(5선)와 정몽준(7선), 이인제(6선), 남경필(5선), 이완구(3선) 의원의 차출 필요성을 언급했다.
홍 사무총장은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정몽준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내비친 데 대해 “자신의 몸값을 올리려는 것으로 본다”고 해석하며 “그만둔다고 할 때가 아니다. 차기 대권 도전에 문제가 없으려면 서울시장에 나와야 한다”고 출마를 강하게 요청했다.
또 “경쟁력 있는 후보를 모실 수 밖에 없다”며 황우여(인천), 남경필(경기도), 이인제·이완구(충청) 의원의 차출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당사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정몽준 의원 측은 “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에게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예의가 없는 것”이라며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이인제 의원 측도 18년 전 이미 경기도지사를 지낸 점 등을 거론하며 난색을 표시했다.
차기 원내대표를 겨냥하고 있는 남경필 의원 측은 “경기도지사 출마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차기 국회의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진 황우여 대표 측도 묵묵부답이다.
◈ 민주당 '호남 텃밭 수성, 충청 교두보 확보'
절박함에서 새누리당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은 민주당 역시 기류는 비슷하다.
다만 초점은 수도권이 아닌 호남과 충청권에 맞춰지고 있다. 텃밭인 호남의 경우 안철수 신당 바람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면서 당의 사활을 걸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적 지명도가 높은 정동영 상임고문과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전북·전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캐스팅보트 격인 충청권의 경우 안희정 현 충남도지사의 수성(守成)과 새누리당 소속 염홍철 현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대전시 입성으로 향후 총선과 대선을 위한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 속에 중진 차출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역시 거명된 당사자들은 “출마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여야 중진 대전이 성사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