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교과서 발행과정에 잇따라 무리수를 둬 교육현장에서 반발이 확산되는 등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 “채택과정 강압 특별감사 통해 밝혀야”
친일·독재 미화 논란으로 교학사 고교 한국사교과서 채택 철회가 잇따르는 가운데 파주 한민고가 교학사 채택을 재검토하고 있다.
전영호 한민고 교장은 "선정하기로 한 교과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오류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므로 최단 기간 내에 검토를 마치고 심의 결과를 알리겠다"고 말했다.
지난 6일 한민고가 교학사 교과서를 선정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재학생과 학부모들은 채택 철회를 요구해 왔다.
앞서 상산고는 재학생, 동문, 사회단체의 전방위 압박이 거세지자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결국 철회했다.
일선 고교들이 교과서 선정작업에 착수하면서 채택과정에 갈등이 예상됐었다.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주체는 물론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이 이어졌다. 일부 학교에서는 교학사 채택과정에서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록 조작 의혹도 제기됐다.
또 한 사립학교에서는 교학사 교재를 선택할 때 재단측의 외압이 있었다는 현직 교사의 폭로가 있었다.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한 고교의 재학생들은 대자보를 통해 교학사 교과서 선정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반발이 심하자 한국사교과서 선정을 내년으로 미룬 학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고교는 1학년에 편성했던 한국사를 2학년과 3학년 편성으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교학사 교과서 파문이 확산된 것은 무엇보다 교육부가 끊임없이 교학사 감싸기로 일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전교조 하병수 대변인은 “교과서 사태가 커진 것은 현 정권의 편향된 역사인식에 끌려 다닌 교육부의 특혜부실 검정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비판했다.
맨처음 교학사에 대한 역사 왜곡 지적이 있었을 때 교육부는 이미 검정심의를 통과한 다른 7종 교과서를 함께 문제 삼은 바 있다.
이후 수정명령이 내려지고 교육부의 최종 승인이 난 뒤에도 교학사에서는 오류가 적지 않게 발견됐다.
전교조는 “밀실·물타기 수정심의, 교육부 승인 없이 진행된 위법적 자체수정과 이를 덮기 위한 교육부의 추가 수정절차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돼 왔다”고 밝혔다.
고교 한국사교과서 선정 작업이 일단락되면서 교육현장의 혼란을 불러온 교육부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또 전교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등은 교학사 채택과정에 강압이 있었거나 절차를 위반한 학교에 대한 교육당국의 특별감사를 요구하고 나서 파문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