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부정 또…이번엔 초소형 무선 카메라 동원

점퍼 옷깃에 초소형 무선 카메라 숨겨 실시간 답안 영상 송출 수법 덜미

초소형 무선카메라를 이용한 토익 부정시험 수법 (노컷뉴스 / 부산경찰청 제공)
토익 고득점을 노린 부정시험 시도가 부산에서 또다시 적발됐다.

이번에는 초소형 무선 카메라를 이용해 고득점자의 시험 답안지를 실시간으로 외부로 유출시키는 신종 수법이 동원됐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토익 고득점을 희망하는 직장인과 대학생 등을 모집해 돈을 받고 부정시험을 알선한 혐의로 브로커 정모(33) 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사례비를 받고 토익 시험에 참가해 자신의 답안을 보여주는 속칭 '토익선수' 역할을 한 이모(31) 씨와 브로커 정 씨에게 돈을 주고 다른 사람의 답안을 제공받은 김모(25) 씨 등 대학생과 회사원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정 씨 등은 지난달 29일 부산 모 중학교에서 치러진 제 262회 토익시험에서 고득점자의 답안을 알려주는 대가로 김 씨 등 응시생 6명으로부터 1인당 300만 원씩의 사례비를 받아 챙기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정 씨는 카드빚 등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토익 부정시험를 알선하기로 하고 인터넷 구직란에 토익 고득점 경력을 올린 이 씨와 응시생들을 끌어들였다.


특히 정 씨는 기존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한 수법이 경찰에 적발됐다는 기사를 읽고, 부정행위를 들키지 않을 새로운 수법을 고민한 끝에 초소형 카메라를 패딩점터 옷깃 안에 재봉해 넣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이른바 '토익선수'인 이 씨가 시험을 치르며 옷깃에 내장된 카메라로 답안지 작성영상을 촬영해 실시간으로 무선 송출하고, 정 씨는 시험장 인근에 주차해둔 차량안에서 무선수신기로 모니터를 확인해 이 씨가 작성한 정답을 무선 이어폰을 착용한 응시생들에게 읽어줘 답안을 작성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휴대폰을 소지하다 들킬 우려가 없고, 실시간으로 '선수'의 답안 작성 모습을 확인해 다른사람에게 알려줄 수 있어 지금껏 시도된 부정시험 수법에 비해 훨씬 진일보한 것이다.

부산경찰청 조중혁 국제범죄수사대장은 "정 씨가 고안해낸 수법은 금속탐지기 없이는 사실상 적발이 어려운 수준"이라며 "국가시험이나 각종 공인자격 시험 등을 감독하는 기관은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시험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토익 답안을 제공한 이 씨는 부산의 한 사립대를 나온뒤 주점 영업을 하다 사업에 어려움을 겪자 정 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회당 200만 원을 받는 조건으로 부정시험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정응시생들은 서울과 인천, 창원 등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대학생과 직장인들로 직장 승진시험이나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해 손쉽게 토익 고득점을 챙기려 했다.

부산경찰은 이에 앞선 지난해 11월에도 휴대폰 카메라를 이용한 토익 부정시험 사례를 적발해 브로커 2명과 토익선수 등 3명을 구속하고 부정 응시자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는데, 당시 시험에 가담했던 부정응시자 8명을 이번에 추가로 적발해 입건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사건 적발 이후 토익 대리 시험"이나 "토익 고득점 보장" 등 부정시험을 암시하는 인터넷 게시글들을 지속적으로 감시해 이번 사례를 현장에서 적발했다"며 앞으로 또다른 시험부정 사례에 대해서도 엄중 처벌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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