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탈출' 갈수록 어려워…소득계층 안 바뀐다

빈곤탈출률 6년새 32%→23%, 임시·일용직→상용직 전환율도 떨어져

연초 "대박 나라"는 덕담이 오가지만,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는 해가 갈수록 가난에서 벗어나 '계층 상승'의 꿈을 이룰 확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복지패널 기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1차)부터 2012년(8차)까지 계속 패널 조사에 참여한 5천15가구의 소득계층 변화를 분석한 결과, 경상소득 기준 빈곤 탈출률이 2005~2006년 31.71%에서 2011~2012년 23.45%로 8%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빈곤 탈출률은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까지 저소득층(중위소득 50%이하)이었던 가구 가운데 해당 기간 중산층(50~150%)이나 고소득층(150%초과)으로 이동한 비율을 말한다. 다시 말해 2005년에는 저소득층 가구 셋 중 하나가 2006년 살림이 나아져 중산·고소득층에 편입됐지만, 2011년 저소득층 가구의 경우 넷 중 하나 정도만 2012년 빈곤에서 벗어났다는 얘기이다.

특히 1년만에 저소득층에서 고소득층으로 계층이 비약적으로 뛴 비율은 2005~2006년 2.53%에서 2008~2009년 1.43%로 낮아졌고, 결국 2011~2012년 기간에는 0.48%까지 추락했다. 확률 측면에서 사실상 '벼락부자' 가능성은 거의 없어진 셈이다.


중산층이 고소득층으로 이동한 비율도 2005~2006년 13.38%에서 2011~2012년 10.95%로 떨어졌다.

같은 맥락에서 적자 가구가 이듬해 흑자로 전환되는 비중도 2005~2006년 66.08%, 2008~2009년 56.58%, 2011~2012년 54.46% 등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였다.

아울러 1~8차 패널 조사에 참여한 전체 9천407가구 중에서는 35.35%가 8년(2005~2012년)동안 적어도 1년이상 빈곤(저소득층)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 형태도 '고착' 경향을 보였다. 2011년 임시·일용직이었던 근로자 가운데 1년사이 상용직으로 전환된 경우는 9.97% 뿐이었다. 2009~2010년(12.78%), 2010~2011년(15.05%)에 비해 뚜렷하게 낮아졌다.

반면 임시·일용직이 1년 뒤에도 임시·일용직으로 남아있는 비율은 2009~2010년 83.74%에서 2011~2012년 86.68%로 오히려 높아졌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저소득층 가구가 그대로 저소득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은 계속 높아지는 반면, 저소득층에서 탈출해 중산·고소득층으로 변할 가능성은 줄고 있다"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복지 정책을 통해 빈곤 가구가 소득 이동성을 확보하도록 도와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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