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진출 기업들, 국가이미지 망친다"


- 캄보디아 진출 기업들, 비인격적인 대우 등으로 현지에서 지탄 받는 경우 많아
- 노조 회의에 참석했을때 내가 한국에서 왔다니까 우~ 하고 야유를 보내기도
- 성심성의껏 일하는 직원들이 없기 때문에 지속 발전 측면에서 오히려 손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월 6일 (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윤효원 (국제통합제조 산별노련 자문위원)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정관용> 캄보디아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경찰과 군대가 동원돼서 강제해산하고 최소한 5명 사망, 수십 명 부상. 그런데 이 과정에 한국 업체들이 다수 포함된 의류생산자협회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한 것이 큰 이유가 됐다고 그러는데요. 국제제조업노조입니다. 인터스트리올의 윤효원 자문위원을 연결해 봅니다. 안녕하세요.

◆ 윤효원>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거기 의류생산자협회라고 하는 것은 캄보디아 내에 의류 만드는 회사들이 연합한 곳이겠죠?

◆ 윤효원> 네. 의류신발제조업협회. 뭐,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가운데 한국 업체가 모두 몇 개가 포함돼 있어요?

◆ 윤효원> 60개 정도 됩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 협회는 전체는 몇 개의 회사로 돼 있는데요?

◆ 윤효원> 한 470개 정도 되고요. 50만 명 정도 현지에서 고용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470개 가운데 60개가 한국 회사다?

◆ 윤효원> 네.

◇ 정관용> 그런데 거기 지금 최저임금이 얼마로 돼 있습니까?

◆ 윤효원> 최저임금이 한 80달러, 90달러니까 우리나라 돈으로 한 10만원이 안 되죠.

◇ 정관용> 그런데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인상해 달라 요구했나보죠?

◆ 윤효원> 네. 한 두 배 정도, 160달러로 올려달라고 요구를 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한 17~18만원 정도인데요. 얼핏 보기에는 두 배이니까 꽤 많이 올려달라는 것 같지만 작년에 캄보디아 정부 주도하에 만들어진 노동실태조사반에 있었는데요. 여기서도 최저임금을 한 월 157달러에서 177달러 정도로 인상하라고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캄보디아 정부도 100달러 정도로 하자 이렇게 나오니까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 노동자들은 지금 조합 같은 것을 만들어서 조직돼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 윤효원> 노조 조직률은 2~3%밖에 안 됩니다. 다시 말하면 한 100명 정도 노동자가 있으면 2, 3명 정도 노조원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리고 노동조합도 굉장히 많이 분열돼 있는 상태라서 조직 노동자들의 요구라기보다는 일반 노동자들의 요구라고 보시면 됩니다.

◇ 정관용> 그리고 노조를 만들어서 회사 차원의 단체교섭 이런 게 아니고 정부를 향해서 최저임금 하한선을 높여 달라. 이런 요구이겠군요?

◆ 윤효원> 네.

◇ 정관용> 그런데 이 의류신발제조생산자협회에서 거기에 반대했나요?

◆ 윤효원> 네, 지속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동조합을 통한 단체교섭에 반대한 건 물론이고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 요구에도 반대해 왔죠.

◇ 정관용> 우리 기업들이 주고 있는 임금 수준도 방금 말씀하신 80 내지 90% 달러 그 수준입니까? 어떻습니까?

◆ 윤효원> 네, 그렇습니다. 캄보디아가 후진국이고 후진국은 대부분 최저임금이 평균임금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주러 그 나라에 투자하러 간 거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도 역시 한 월 10만원 안 되게 임금을 주고 있습니다.

◇ 정관용> 하긴 우리나라 기업이 가서 특별히 다른 회사보다 더 많이 주고 그런 것도 좀 이상하죠?

◆ 윤효원> (웃음) 그런데 임금 문제도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이 상당히 현지에서 지탄을 많이 받고 있는데요.

◇ 정관용> 어떤 의미에서 지탄을 받습니까?

◆ 윤효원> 근무 환경도 열악하고 복지 수준도 안 좋고. 또 현지법도 준수하지 않고. 또 비인격적으로 노동자를 대우한다든지 이런 일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도 안 좋고. 또 더불어 한국인의 전체에 대해서도 별로 이미지가 안 좋아지는 그런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캄보디아 사람이 사장인 회사들보다도 더 열악한 환경과 복지를 준다. 이겁니까?

◆ 윤효원> 물론 뭐, 경제적인 조건으로는 조금 더 낫게 해 줄 수는 있는데. 아무래도 인권 존중이라든지 현지법 존중이라든지 이런 측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60개 업체가 가있다고 그러지 않았어요?

◆ 윤효원> 신발, 의류 산업에서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 60개 업체가 다 그렇습니까? 일부 업체만 그런 거 아닌가요?

◆ 윤효원> 전체적으로 조사해 보지는 않았지만 십중팔구는 그렇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 정관용> 그렇게 추정하시는 근거는요?

◆ 윤효원> 제가 캄보디아에 지난 10월에 간 적이 있었는데요. 노조 회의였습니다. 그런데 캄보디아 참가자들이 제가 노동조합에서 일하고 있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우~’하면서 야유를 보내더라고요. 제가 당황스러워서 왜 그러냐 이러니까 대부분이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데 너무 너무 한국 사장님이 안 좋다고 한국 관리자들이 안 좋게 대해 준다고. 그래서 제가 한국 기업들의 문제들이 굉장히 심각하구나. 또 그런 것을 느꼈고. 이게 캄보디아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제가 베트남도 자주 가고 인도네시아도 가고 인디아도 가고 그러는데. 제가 한국에서 왔다고 그러면 한국 기업들 문제가 많다는 얘기를 항상 듣는 편입니다.

◇ 정관용> 왜 그럴까요? 우리 기업인들이.

◆ 윤효원> 글쎄 그건 우리나라의 전근대적이고 봉건적인 노무관리. 그리고 반노조적인 행태, 의식 이런 것들이 그대로 그 나라에 이식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합리적인 노사관계라든지 그리고 정상적인 노조활동을 보장한 적이 없는 사용자들이 단순히 이제 저임금을 찾아서 개발도상국으로 이전해 가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해 왔던 그런 습성들이 고스란히 현지 국가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 좀 상대적으로 열악한 나라에 가서 조금만 더 잘해줘도 종업원들의 충성도나 이런 걸 더 끌어올리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지 않나요?

◆ 윤효원> 그렇죠. 옛날에는 일본 기업들이 지탄을 많이 받았는데 요즘은 상당히 대우나 이런 것들이 좋아졌다고 해서 일본 기업들에 대해서 비난이나 이런 건 상당히 듣는 경우가 적어졌습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 대만 기업은 아직도 그런 비인간적인 대우들을 많이 해서 여전히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우리 기업들이 저임금을 쫓아서 중국으로 많이 가다가 중국도 임금이 올라가니까 또 딴 데로 가고, 딴 데로 가고. 지금 캄보디아가 거의 제일 낮은 수준이죠?

◆ 윤효원> 지금 현재로써는 그런데, 방글라데시도 있고 미얀마도 있고 라오스도 있고. 하여튼 아직은 저임금으로 이른바 착취할 수 있는 나라들이 많기 때문에 또 캄보디아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노동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할 때나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을 요구할 경우에 자기들은 또 라오스나 미얀마로 옮기겠다고.


◇ 정관용> 가버리겠다?

◆ 윤효원> 네.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 정관용> 이런 인식 개선은 언제쯤이나 될까요?

◆ 윤효원> (웃음) 글쎄, 그건 우리나라 국민들의 전체적인 수준 그리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윤리 수준이 높아질 때. 그리고 우리나라 기업하시는 분들의 책임 의식이 좀 높아질 때 가능하지 않을까. 결국 국격의 향상과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국격의 문제다?

◆ 윤효원> 네.

◇ 정관용> 이런 식으로 한국 기업인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지면 다음번에 다시 또 그 캄보디아로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도 굉장히 어려워지는 것 아닙니까? 다른 나라 기업들보다도.

◆ 윤효원> 물론 일자리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에 취직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많겠으나.

◇ 정관용> 그래도 열심히 하겠어요? 관계가 안 좋고.

◆ 윤효원> 네, 그렇죠. 진심으로 성심성의껏 일하는 노동자들은 없을 것이고. 그냥 돈만 받아가고 한국인은 경제적인 동물에 불과하다. 이런 인식이 확산 되겠죠.

◇ 정관용> 그럼 결국 그 기업 측에 입장에서 봐도 손해일 텐데요.

◆ 윤효원>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손해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윤효원>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한 번만 더 생각해 보면 자세를 바꿀 수 있을 텐데 그게 왜 안 될까요.

◆ 윤효원> 그렇죠. 역시사지하면 굉장히 좋을 텐데, 아쉽습니다.

◇ 정관용> 답답하군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윤효원>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국제제조업 노조 인더스트리올의 윤효원 자문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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