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사측은 오는 9일부터 파업 참가자 145명에 대한 1차 징계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하지만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코레일 측은 한 사람당 배정된 시간을 불과 30분만 배분, 규정과는 달리 충분한 소명을 무시하고 징계 일변도로 가고 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규정상 징계 당사자에게 반드시 통보해야 할 징계의결요구서조차 제대로 보내지 않아 파행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 9일부터 145명 징계위 시작…1인당 30분에 '징계의결요구서' 미통보
중앙 쟁의대책위원 25명, 지역본부 쟁의대책위원 120명이 그 대상이다.
문제는 이들 개개인에게 부여된 소명시간이 30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오는 10일 열릴 2회 보통징계위원회 심의대상자 11명은 오전 9시 30분부터 30분 단위로 출석 시간이 정해져 있다.
또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온 징계 대상자들에게 '징계의결요구서'조차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를 두고 코레일 내부 게시판에는 "짜인 각본에 징계위원회는 형식"이라며 성토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 글에는 "징계 대상자 개인별로 배정된 시간은 30분에 불과하다"면서 "징계는 개인별 소개와 징계이유에 대한 사측의 설명과 사실관계 확인, 개인 소명으로 이뤄지는데 결과적으로 당사자의 소명 시간은 채 10분도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유독 원칙을 강조하던 최연혜 사장이 징계에서만은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을 모양"이라면서 "최소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소명기회도 없이 30분 만에 해고하려는 술수"라고 조합원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코레일의 징계운영세칙 제13조 2항에는 징계 당사자에게 충분한 기회를 부여하게 돼 있다.
또 제6조에는 징계의결요구와 동시에 징계의결요구서 사본을 징계협의자에게 보내게 돼 있지만, 이 두 가지가 모두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30분이라는 시간은 본인들이 주장을 펼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본다"면서 "재심도 있고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행정소송 등 여러 구제 방안이 열려 있다"고 해명했다.
징계의결요구서에 대해서는 "본인이 못 받았다면 못 받았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재심을 요구하거나 지노위, 중노위에서 얼마든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일사천리로 징계 내리려는 요식행위" 철도노조 반발
하지만 철도노조 측은 "결국 이번 징계위는 일사천리로 해고 등 징계를 내리려는 요식행위"라며 "지난 2009년 노조를 탄압했던 MB정권 허준영 사장 시절의 재연"이라고 반발했다.
철도노조 최은철 대변인은 "30분씩 천편일률적으로 징계위를 열어서 개개인의 징계 의결 요구가 가능한지 의문"이라면서 "145명의 직위를 찍어서 징계위를 연다는 것은 결국 해고를 내리겠다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또 "결국 징계 수위는 사측이 업무방해 혐의를 통해 '불법'이라고 규정지은 이번 파업에 몇 일간 참여했는지, 어떤 직위인지 등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면서 "아직 어느 법원에서도 이번 파업이 불법 파업이라고 결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법원은 철도노조 간부들에 대한 사정당국의 구속영장 청구를 잇따라 기각하며 지난 파업의 '불법성' 여부에 사실상 의문부호를 제기했다.
철도노조는 또 징계의결요구서 미통보에 대해서는 "본인의 혐의도 정확히 모르고 징계위에 출석하라는 말"이라면서 "결국 사측이 절차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고 노조원을 죽인 뒤 억울하면 법원에 가라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