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남수단이 신생국으로 출범한 것은 사실상 미국의 '작품'으로 수십억 달러의 원조도 이어졌다. 그러나 살바 키르 대통령의 정부군과 축출된 리에크 마차르 전 부통령을 추종하는 반군 세력 간의 전투로 적어도 1천 명이 목숨을 잃은 데다 내전이 점차 격화되며 장기화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미 행정부로서는 이번 사태가 미국의 지원에도 실패로 끝난 아프리카 내 두 번째 사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NYT는 지적했다.
사태 직후 오바마 대통령은 상황 파악과 대책 논의에 나섰지만, 미국인 소개 외에는 이렇다 할만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시리아 사태 등 종족 간 분쟁과 마찬가지로 그럴듯한 선택이 그다지 많지 않은 이유에서다.
미국은 직접 군사 개입 계획 대신 유엔평화유지군의 강화를 추진하는 한편으로, 정부와 반군 세력 간의 평화협상 중재에 열을 올리는 실정이다. 미국은 또 반군이 남수단 수도 주바를 점령하지 못하도록 우간다와 에티오피아군을 개입시키려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누가 남수단의 정권을 장악하든 경제 원조와 정부군인 수단인민해방군(SPLA)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을 압박 카드로 꺼내 들었다. 미국의 이런 노력에 남수단 정부 측과 반군 측은 협상 테이블에 나왔지만, 전투가 수그러지기는커녕 더욱 격화되면서 효과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도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06년 다르푸르에서의 민간인 대량 학살 사태 때 미국의 군사 개입을 촉구했던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남수단에서 유엔 평화유지군의 병력 강화를 주내용으로 한 결의안을 제정한 사만타 파워 유엔 주재 미 대사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존 케리 국무장관도 키에르에게 정적인 마차르와 화해를 종용하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짐바브웨 대사로 수단 문제를 다루었던 톰 맥도널드 변호사는 오바마 행정부가 외교 실패 시 강온 양면책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해 협상을 추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우간다와 에티오피아의 군사 개입을 지원할 계획을 수립하라는 권고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도 남수단 반군이 전투 중지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군사 개입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맥도널드는 또 미국은 수송기를 동원해 우간다군을 수송하거나 에티오피아 공군과 반군 위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의 경고만으로 억지 효과를 충분히 발휘해 개입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 미 행정부 관리들의 희망 사항이다.
그랜트 해리스 미 국가안보국(NSA) 아프리카국장은 현재 7천600명 이상인 남수단 파견 유엔평화유지군의 규모와 이들 기지로 피신한 4만5천명가량의 난민 보호가 주력인 임무를 확대하는 데 미국이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이 에티오피아, 라이베리아, 잠비아 대사를 역임한 '아프리카 통' 외교관인 도널드 부스 특사를 중심으로 남수단 사태와 관련한 외교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효과를 거두려면 라이스 보좌관 같은 고위급 인사가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어 남수단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2011년 전보다 못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독립과 경제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지원이 절실했다. 하지만, 이미 독립한 데다 북부로 향하던 연간 10억 달러(한화 약 1조600억원) 규모의 원유 수입이 남수단의 몫이 된 마당에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새라 판투리아노 영국 해외개발연구소(ODI) 산하 인도주의정책단 단장은 "남수단 정부와 반군 세력을 함께 자리에 앉혀 협상을 종용할 수 있는 나라가 미국이 유일하다"면서 "그러나 양측은 고위급 회담을 원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