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경기였다. 강경호는 한 수 위 레슬링 실력을 바탕으로 마음껏 파운딩 펀치를 날렸다. “상대가 그라운드에 능하고, 실전경험이 많아서 힘든 경기를 예상했는데 의외로 쉽게 풀렸어요. 그라운드 파운딩 위주로 훈련한 게 주효한 것 같아요.”
경기 중 위기도 있었다. 1라운드 초반, 그라운드 공방에서 서브미션을 잇따라 시도하며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던 중 수직엘보 반칙으로 2점을 감점당한 것이다. UFC는 팔꿈치를 위에서 아래로 내리찍는 동작을 금지한다.
“밑에서 위로 찍는 건 반칙이 아니에요. 처음에는 밑에서 위로 찍었는데, 상대가 몸을 돌리는 바람에 위에서 아래로 내리찍는 상황이 된 거에요. 2점 감점 후 ‘판정으로 가면 골치 아프겠다. 빨리 끝내야 겠다’ 마음먹었죠.” 강경호는 돌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고, 결국 3라운드에서 서브미션으로 경기를 끝냈다.
패하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강경호는 “지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심적인 부담감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격투기는 정신이 지배한다’는 모토를 갖고 있는 소속팀에서 멘탈훈련을 열심히 해온 덕분에 절박한 상황에서도 긴장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혼자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했어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 실전에서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별로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거든요.” 이날 세컨드로 동행한 김동현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 “(동현이) 형이 몸이 힘들어도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다고 격려해줬죠.”
강경호는 '미스터 퍼펙트'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외모가 수려한 그에게 맞춤하다. UFC 첫 승 후 팬들 사이에서 빼어난 경기력은 물론 조각외모에 대한 칭찬이 자자했다. "프로 종합격투기 선수가 되기 전 '고! 슈퍼코리안'이라는 격투기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적 있어요. 그때 제작진이 '경기 잘하고, 몸 좋고, 잘 생겼다고 지어주셨죠. 후후" "처음에는 미스터 퍼펙트로 불리는 게 부담됐지만 이제 익숙해져 편하다"는 강경호는 "운동선수 치고 잘 생긴 것"이라며 겸손해했다.
천신만고 끝에 UFC 첫 승을 신고한 강경호는 2~3일만 쉬고 다시 훈련에 돌입할 생각이다. "UFC에서 강한 상대와 싸우면서 느낀 점이 많아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데 중점을 둘 생각이에요. 보통 시합 끝나면 2주 정도 쉬는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빨리 운동하고 싶네요. 지금 불이 지펴진 상태에요."
승리 후 강경호의 카카오톡 이미지는 소속팀 양성훈 관장을 무동 태우고 있는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제대로 발동 걸린 27살 꽃미남 강경호의 'UFC 스토리'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