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20년만의 기록적 한파…비상사태·휴교령(종합)

여객기 빙판길 미끄럼 사고 잇따라…NFL은 최저 기온 속 강행

새해 벽두부터 미국 중서부와 동부, 캐나다에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닥쳤다.

이번 추위는 5일(현지시간) 저녁부터 6일 오전 사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보됐다. 연말연시 이어진 폭설과 한파로 16명이 숨지고, 항공편 5천여편이 지연 또는 결항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혹한에도 미국프로풋볼(NFL)은 포스트시즌 실외경기를 강행, 역대 최저 기온 속에 열리는 '아이스볼'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미국국립기상청(NWS)은 캐나다 북부에 있는 차가운 극소용돌이(polar vortex)가 이례적으로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4∼7일 미국 중서부·동부가 수년 내 최악의 한파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립기상청은 시카고와 인디애나폴리스의 6일 기온이 영하 26℃, 노스다코타주 파고가 영하 35℃, 미네소타주 인터내셔널폴스가 영하 35℃를 기록할 것이라면서 이런 한파가 며칠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서부 지역에도 한파가 영향을 미쳐 켄터키주가 영하 18℃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이미 지난 4일 버몬트주의 이스트브라이턴은 영하 34.4℃, 메인주 앨러개시 영하 37.8℃ 등을 기록했고 미네소타주 크레인레이크는 5일 영하 38℃까지 떨어졌다.

워싱턴DC도 20년 만에, 위스콘신주 밀워키는 18년 만에, 미주리주는 15년 만에 최악의 한파가 몰아쳤다.

캐나다도 토론토 영하 29℃, 퀘벡 영하 38℃ 등 20년만에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국립기상청은 이번 추위로 체감온도는 영하 6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며 5분 이상 맨살이 노출되면 동상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주민들에게 될 수 있으면 실내에 있고 긴급상황을 대비해 식량 등을 비축하라고 당부했다.

국립기상청은 "이런 악천후가 오하이오에서 중남부에 이르는 지역은 6일까지, 북동부 지역은 7일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중서부 지역도 6일 낮 최고기온이 영하권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상 정보 제공 업체인 애큐웨더는 시카고에서 디트로이트를 아우르는 지역은 앞으로 15∼30㎝의 눈이 오고 북동부의 다른 지역에도 대부분 진눈깨비와 눈이 흩뿌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미 뉴욕주, 뉴저지주 등 동부 상당수 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거나 휴교령 등을 내렸다. 미네소타주는 17년 만에 6일 휴교하라고 지시했다.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은 5일 35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델타항공 소속 여객기가 이륙 도중 빙판이 된 활주로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사고로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비슷한 사고는 전날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도 발생해 승객들이 여객기에서 내려 추위에 떨어야 했다.

미국 전역에서 5일 낮까지 지연 이·착륙한 항공편은 2천855편, 취소된 항공편은 2천332편으로 집계됐다.

이런 혹한에도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의 램보필드 실외 스타디움에서는 NFL 경기가 5일 오후 예정대로 열린다.

홈팀 그린베이 패커스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이 경기는 시작 시간 기온이 영하 29℃가 될 것으로 보여 역대 가장 추운 NFL이 될 전망이어서 '아이스볼'이라는 별칭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표는 잔여석 4만석까지 매진됐다.

경기장 측은 관객이 옷을 여러 겹 껴입고 뜨거운 음료를 마실 것을 권했다. 그린베이 패커스는 관중에게 손 난로와 무료 커피, 뜨거운 초콜릿 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껏 최악의 한파 속에 벌어진 NFL 경기는 1967년 같은 장소인 그린베이 램보필드에서 열린 경기로 당시 기온은 영하 2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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