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두 팀의 ‘NH농협 2013~2014 V리그’ 세 번째이자 새해 첫 격돌. 4300석 규모의 경기장 관람석은 물론, 이동 통로까지 가득 차 5500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경기장 밖에는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아쉽게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많았다.
올 시즌에도 약체를 자처했던 삼성화재는 남자부 선두를 달리고 있고, 현대캐피탈은 6연승의 무서운 상승세로 턱 밑까지 바짝 추격한 상황. 이 경기의 결과에 따라 남자부 1위 싸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게 된다는 점에서 많은 배구팬의 관심이 모아졌다.
엄청난 관심 속에서 열린 이 경기의 첫 세트는 초반부터 점수차를 벌린 현대캐피탈의 판정승. 아가메즈가 레오보다 많은 9득점을 하며 공격 득점에서 18-12로 앞섰을 뿐 아니라 블로킹과 유효 블로킹, 서브 득점까지 앞서며 쉽게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 역시 같은 양상으로 경기가 흘렀다. 13-17에서 아가메즈의 후위공격을 레오가 단독 블로킹으로 완벽하게 가로 막은 데 이어 2세트 막판에는 레오와 아가메즈의 감정싸움까지 발발하며 경기는 더욱 열기를 더했지만 현대캐피탈은 2세트마저 가져갔다.
패배의 위기에서 삼성화재는 아가메즈가 주춤한 틈을 타 레오를 앞세워 매섭게 현대캐피탈을 몰아세웠다. 현대캐피탈은 갑작스러운 리시브 난조에 속절없이 3세트를 내주고 쫓기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잠시 주춤했던 아가메즈가 다시 힘을 내며 근소한 차이로 4세트를 앞서나갔고, 지난 2라운드 맞대결처럼 4세트에서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와 12승4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승점에서 앞선(현대캐피탈 35, 삼성화재 33) 덕에 11경기만에 남자부 선두로 복귀했다. 아가메즈는 홀로 39득점을 책임지고 현대캐피탈의 7연승 고공행진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