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저울추는 여전히 신중한 쪽으로 기울어 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마틴 펠트슈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4일(이하 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속개된 미국경제학협회(AEA) 연례회동에서 "올해가 미국 경제에 더 좋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절한 정책만 취해진다면 가까운 장래를 비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정 위기가 가라앉았으며 지난 12개월 증시 호조와 집값 상승으로 미국의 가계부(富)가 8조 달러 증가했음을 상기시켰다.
블룸버그는 JP 모건 체이스도 미국 경제를 더 낙관적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즉, 올해 성장 전망치를 한 달 전보다 0.3%포인트 높여, 2.8%로 새롭게 예상했다고 전했다.
JP 모건은 지난해만 해도 미국이 올해 1.9%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와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도 올해 성장 전망이 밝다는데 공감했다.
그러면서도 신중한 견해를 빠뜨리지 않았다.
서머스는 4일 AEA 회동에서 "성장 전망이 밝다는 데는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모든 것이 낙관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견제했다.
미국 재무차관을 지낸 테일러도 회동에서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나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여전히 실망스런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 잠재력은) 이보다 더 나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도 지난 3일 AEA 기조연설에서 올해 미국 경제 전망이 더 밝아졌다면서 그러나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버냉키는 "지난 몇 년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고 있지만, 우리의 미래에 대해 (계속) 신중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서머스와 테일러는 양적완화에 대한 이견도 노출했다.
테일러는 연준이 예측 불가능하게 너무 많이 개입함으로써 오히려 기업과 개인 소비자의 혼란을 높였다고 비판한 데 반해 서머스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극약 처방'이 때론 불가피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하버드대의 케네스 로고프 교수와 카르멘 라인하트 교수는 '만병통치 약은 없다'고 강조했다.
로고프는 "모든 것이 또다시 좋아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경고했다.
라인하트도 과거를 돌아보면 경기가 회복돼도 기업이 다시 투자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따라서 정책 당국이 성급하게 판단하고 조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의 올리비에 블랑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 침체'가 끝난 지 5년이나 지났지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여전히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점을 "걱정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