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숭례문 복구 과정에서 나무를 공급한 대목장 신응수(72) 씨가 관급 목재를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신 씨가 운영하는 강원도 강릉 목재상과 신 씨의 자택 등 5~6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특히 지난 2007년 복원된 광화문 공사와 관련해 서울 경복궁 부재보관소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은 숭례문과 광화문 공사 과정에서 문화재청이 공급한 금강송 등 관급 목재 일부가 빼돌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신 씨는 두 공사에 쓰인 나무를 공급한 책임자로, 문화재청은 건물 기둥에 쓰이는 대들보감 나무인 대경목(大梗木)을 신 씨에게 공급해 공사에 쓰도록 했다.
앞서 경찰은 숭례문에 쓰인 목재가 국산 금강송이 아니라 러시아 등 수입산 소나무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 관계자는 “숭례문과 광화문 공사 관련 자료를 확인한 결과, 관급 목재의 사용 내역이 불투명해서 일부 유용됐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현 단계에서는 신 씨에 대한 구체적인 범죄 혐의를 포착한 바 없고, 러시아산 등 수입산이 쓰였는지 여부를 입증하기 위한 수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신 씨 등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문화재청은 지난달 중순 숭례문 복구에 쓰인 목재 샘플을 채취해 금강송이 맞는지 유전자 분석을 의뢰했다.
한편 이날 압수수색을 당한 신 씨는 기자들에게 “이 목재소에 20년, 30년 이상 된 국산 소나무가 많다. 숭례문 공사에 러시아산 소나무가 쓰였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