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지난해 생산목표였던 741만대와 비교하면 6% 정도 증가한 것이지만 실제 판매량 756만대와 비교하면 3.9% 증가하는데 그친 것이다.
현대차의 최근 4년 동안 실제 판매량 대비 신년 목표치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지난 2011년 목표는 633만대로 전년 판매량 575만대에 비해 10.0% 증가했고 2012년은 705만대로 전년도 실제 판매 660만대의 6.8% 증가를 목표로 잡았었다.
그런데 2013년 목표치 설정 때는 741만대로 전년 판매 712만대에 비해 4.1% 증가로 낮춰 잡더니 올해 목표치는 786만대, 3.9% 증가로 이제는 3%대까지 생산과 판매증가 목표치를 낮췄다.
특히 786만대 생산, 판매목표는 현대-기아차가 올해 판매목표를 사상 처음으로 800만대 이상으로 잡을 것이라는 자동차 업계의 일반적인 전망과 비교해도 상당히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다.
또 이와같은 글로벌 생산, 판매 목표는 현대기아차의 올해 글로벌 생산능력 791만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현대차 그룹이 생산, 판매목표를 이렇게 보수적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일단 현대-기아차가 그만큼 올해 경영환경을 불투명하게 보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환율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경우 올해 내놓을 별다른 신차계획도 없어 경쟁업체에 비해 우위를 차지하는 부분이 적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지난해 말 나온 통상임금 관련 대법원 판결로 임금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예상도 판매목표 설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이 지난해 상당부분 비용절감에 들어갔고 지엠 등 미국 업체들도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상대들의 몸이 가벼워진 반면 현대-기아차로서는 통상임금 문제까지 발목이 잡히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에따라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은 2일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2014년 한 해를 그동안의 성장과정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성장을 준비하는 뜻깊은 한 해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면서 “글로벌화 된 사업장과 관리체계를 혁신해 조직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확보함으로써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욱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혁신을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양적성장’보다는 ‘질적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최고 경영진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올해도 양적 확대보다는 제값 받기를 통한 수익증대에 경영목표가 설정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면 채희근 현대증권 산업팀장은 “현대차는 최근 몇년 동안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잡은 뒤 연말에는 목표를 초과달성한 것으로 나온 경우가 많았다”면서 “올해 생산, 판매 목표 역시 이런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741만대를 목표로 세웠지만 15만대를 더 팔아 756만대를 기록했고 2012년에는 705만대 목표와 실적 712만대로 2~3% 정도씩 초과달성을 해왔다.
따라서 올해 목표치 786만대에서 2%만 더 팔더라도 801만 6천대로 800만대를 넘길 가능성은 있다.
다만 애초부터 목표를 800만대 이상으로 잡을 경우 일선 현장에서 이 목표 달성을 위해 마케팅비 지출을 늘리면서 최근 현대차가 지향해온 ‘질적성장’ 기조가 흐트러질 수 있다는 우려도 보수적인 생산-판매 목표 설정의 이유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