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A(20) 군은 자신이 가입한 페이스북에서 솔깃한 광고 하나를 발견했다.
휴대전화 유심칩이나 선불신용카드를 발급받아오면 조건없이 돈을 빌려준다는 내용이었다.
돈이 필요했던 A 군은 곧바로 5대의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전자 대리점 선불신용카드를 만들어 광고주에게 넘겼다.
그러나 A 군에게 돈을 빌려주겠다고 광고한 이는 다름 아닌 조폭들이었다.
1개당 5만원을 주고 넘겨받은 휴대전화 유심칩과 선불신용카드로 폭력조직원들은 게임아이템과 노트북 등을 구매한 뒤 온라인 중고사이트에 되팔아 돈을 챙겼다.
이런 수법으로 폭력조직원들이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챙긴 돈은 무려 1억 7천만 원.
이들의 표적은 대부분 고등학교 졸업 후 세상 물정에 어둡고 사회 경험이 없는 19∼20세(93·94년생)들이었다.
대다수 '돈을 쉽게 벌게 해 준다', '대출을 해준다'는 광고에 속아 휴대전화를 개통하거나 선불신용카드를 발급받았다.
또 휴대전화 사용료와 물건 구입비는 '군 제대 후 국가가 정책적으로 면제해준다'는 말에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다.
특히, 범인들은 총책과 모집책, 수거책 등 단계별 조직을 만들어 실적이 안좋은 피해자들을 차량에 감금한 뒤 폭행까지 일삼은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대출을 빌미로 급전이 필요한 이들의 휴대전화나 선불카드로 물품을 구입해 되팔아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사기·상해)로 A(31) 씨 등 폭력조직원 3명을 구속했다.
또 공범 B(38) 씨 등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C(22) 씨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유심칩이나 선불카드로 게임 아이템, 전자제품 등을 구입해 되파는 수법으로 총 1억 7천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 구속된 A 씨 등 5명은 인천 폭력조직 부평식구파 조직원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