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니애폴리스 재향군인 보건의료센터의 모리스 디스켄 박사는 증상이 가볍거나 중등도(中等度)인 치매환자에게 매일 고용량의 비타민E를 투여하면 혼자 옷을 입거나 목욕을 하는 등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저하되는 속도를 약 20%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상생활 기능저하란 누가 도와주지 않고는 일상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디스켄 박사는 14개 재향군인 메디컬센터에서 치료를 받는 경증 내지 중등도 치매 환자 6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억제제 계열의 치매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이들 환자를 4그룹으로 나누어 152명에게는 비타민E 2천IU(국제단위), 155명에게는 또 다른 치매치료제인 메만틴 20mg, 154명에게는 비타민E와 메만틴을 함께 매일 투여했다.
나머지 152명은 위약을 투여해 대조군으로 활용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평균 2.3년 동안 추적관찰하면서 치매환자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ADCS-ADL 테스트를 시행했다.
그 결과 비타민E 그룹만이 대조군에 비해 일상생활 기능저하 속도가 평균 19%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간으로 환산하면 6.2개월로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하는 속도가 그만큼 느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그룹은 또 매일 간병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간도 전에 비해 2시간 정도 줄었다. 이와 함께 연간 사망률도 7.4%로 대조군의 9.4%에 비해 낮았다.
그러나 메만틴 그룹과 메만틴-비타민E 병행투여 그룹은 이러한 임상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영국 알츠하이머병학회 연구실장 더그 브라운 박사는 이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임상연구가 필요하며 또 비타민E를 이처럼 고용량 투여해도 안전한지 여부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비타민E의 하루 권장섭취량은 성인의 경우 상한선이 하루 1천500IU이기 때문에 이를 넘는 고용량 투여는 사람에 따라서는 해로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타민E는 항응고제와 콜레스테롤저하제 같은 다른 약과 섞였을 때 약물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E가 함유된 식품으로는 계란, 영양강화 시리얼, 푸른잎 채소, 육류, 견과류, 닭고기, 식물기름 등이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 저널(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최신호(12월31일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