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동성애 반대 발언으로 출연정지를 당했다가 보수진영의 구명 운동에 힘입어 브라운관에 조기 복귀한 이 프로의 주연배우가 과거 종교집회에서 조혼을 장려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꺼진 듯했던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난 것이다.
1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덕 다이너스티'의 주연인 필 로버트슨(67)은 2009년 조지아주 개신교 집회 간증에서 "남자는 여자가 15세 또는 16세일 때 결혼해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
그는 "여자가 그 나이 때 결혼해야 남편을 도와 오리에서 털을 뽑지 20세가 되면 털 대신 호주머니를 턴다"며 "또한 아내를 고를 때엔 요리를 할 하는지, 성경을 들고 다니는지도 꼭 살펴야 한다. 그래야 어려울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세 때 네 살 어린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으며 대학 졸업 후 '덕 커맨더'라는 오리사냥 도구를 만드는 공장을 차려 미국 최대의 사냥용품 제조업체로 키워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에 따르면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만 16세가 되면 부모 동의와 결혼식 참석을 전제로 혼인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일부 주에서는 16세 미만이라도 임신하거나 판사가 허락하면 결혼할 수 있다.
당시 문제의 발언이 담긴 영상은 덕 커맨더의 직원이 유튜브에 띄운 것으로, 최근 로버트슨의 출연정지 여파와 겹쳐 뒤늦게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로버트슨에 대한 방송사의 징계 철회로 1라운드에서 '역전패'를 당한 진보진영은 호재를 만난듯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심지어 로버트슨이 어린이를 성노리개로 삼는 소아성애를 장려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기독교계 등 보수진영에서는 농담조로 한 말로 괜한 트집을 잡고있다며 로버트슨을 엄호하고 있다. 문제의 집회 발언이 "조크였다"고 적은 로버트슨의 자서전 내용도 공개됐다.
로버트슨은 지난달 남성패션잡지 GQ와 인터뷰에서 "동성애는 죄"라고 언급했다가 '덕 다이너스티' 제작사인 A&E 네트워크로부터 무기한 출연정지 처분을 받았으나 구명운동 덕분에 나흘만에 징계에서 풀린 바 있다.
미국 정가와 언론계에서는 '보수 아이콘'으로 떠오른 로버트슨을 둘러싼 보·혁 대립이 대선 전초전 격인 올해 말 중간선거 분위기와 맞물려 더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