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숨은 달러 찾아라"…'달러화 사면' 또 연장

"목표는 외화보유액·통화가치 유지"

아르헨티나 정부가 '달러화 사면' 조치의 시한을 또다시 연장했다.

1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전날 '달러화 사면' 조치 적용을 3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달러화 사면' 조치는 기업과 개인이 외국에 보유한 달러화를 국내로 반입하거나 개인이 국내에서 개별적으로 보관한 달러화를 은행에 예치하면 출처를 묻지 않고 벌금이나 세금도 부과하지 않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이 조치는 지난해 7월 1일 처음 도입됐고, 한 차례 연장됐다.

정부는 이 조치로 최소한 40억 달러가 국내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 유입된 금액은 6억700만 달러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을 주요인으로 들었다.

아르헨티나 국민은 지난 2001년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 당시 예금인출 중단 사태를 겪은 이후 정부와 금융기관을 믿지 않는다. 이후 달러화 현금 보유가 가장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집안에 돈을 보관하는 이른바 '침대 밑 달러'가 급증했다.

정부 산하 국립통계센서스연구소(INDEC)는 '침대 밑 달러'를 1천7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아르헨티나 국내총생산(GDP)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아르헨티나의 외화보유액은 외채 상환과 통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달러화 매도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외화보유액은 2011년 1월 사상 최대치인 524억9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에는 433억 달러였으나 10월 말 현재 325억9천만 달러로 줄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07년 이래 가장 적다.

아르헨티나는 2015년 말까지 210억 달러의 외채를 갚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외화보유액이 올해 300억 달러를 밑돌고, 2015년에는 192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지난해 24.6% 하락했다. 인플레율 상승과 재정 적자 등을 고려하면 실제 가치는 100% 넘게 떨어졌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암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페소화 환율은 달러당 10페소에 육박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공식환율보다 70∼80%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5월에는 페소화 암시장 시세가 달러당 10.45페소까지 치솟으면서 '메시 달러'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과 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의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의 등번호 10번에서 따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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