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와 일왕 실록 올해 공개…전쟁비사 햇빛 볼 듯

일본 궁내청이 올봄 쇼와(昭和) 일왕(1989년 사망)의 평생 동정을 기록한 실록을 완성, 4월 이후 순차적으로 간행할 예정이라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1일 보도했다.

실록에는 쇼와 일왕이 1901년 태어나 1926년 왕위에 오른 뒤 전쟁과 패전, 고도성장 등 역사의 격변기를 거쳐 1989년 사망하기까지의 평생 동정이 담긴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이 실록은 일왕의 전 생애가 처음 공개되는 포괄적인 기록인데다 내용 일부를 지우지 않고 전체가 공개될 예정이어서 사료적 가치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본의 태평양전쟁 개전과 종전 과정에서 일왕의 역할을 둘러싼 진실을 규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945년 일본이 연합군에 항복하기까지 쇼와 일왕의 심경을 담은 기록과 쇼와 일왕이 연합군총사령부(GHQ)의 더글러스 맥아더 총사령관과 11차례에 걸쳐 면담한 내용 등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일왕의 실록은 완성 당시의 일왕에게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대외에 공개되는 것은 제작시기로부터 한참 후의 일이었다.


메이지(明治)일왕 실록의 경우 1933년 완성됐지만 출판은 35년이 경과한 1968년에 이뤄졌다. 또 다이쇼(大正) 일왕 실록은 완성된지 약 65년 후인 2002년부터 11년간 4차례에 걸쳐 정보공개 청구에 의해 공개됐다.

당초 궁내청은 쇼와 일왕 실록의 조기 공개에 소극적이었지만 실록 또한 국민의 재산이라는 점을 감안, 조기에 간행하기로 정책을 바꿨다. 실록 발간 비용으로 2014년도(2014년 4월∼2015년 3월) 예산안에 600만엔(약 6천만원)을 반영했다.

쇼와 일왕 실록은 일왕의 활동과 발언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적는 편년체로 기록됐다. 내용에는 시종(일왕의 비서 역할)의 일지, 전담 의사의 진료록, 역대 총리의 일기, 궁내청이 약 50명의 일왕 측근으로부터 청취한 내용 등이 담길 것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당초 궁내청은 16년간 추진할 예정으로 1990년 실록 편찬을 시작했지만 쇼와 일왕의 재위 기간(63년)이 역대 일왕 중 가장 길었던데다 측근의 일기 등 새로운 자료들이 속속 발견되면서 8년 연장됐다.

실록의 편찬 비용으로는 약 2억엔(약 20억원)이 소요됐다.

현재 궁내청은 초안을 최종 조정하는 단계이며 3월 말 이전에 최종본을 완성해 먼저 아키히토(明仁) 현 일왕에게 헌상한 뒤 대중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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