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이른 아침 지난달 말 연쇄 테러로 비탄에 잠긴 남부 도시 볼고그라드를 전격 방문했다.
전날 방문했던 극동 하바롭스크에서 현지 주민들과 새해맞이 행사를 함께한 뒤 곧바로 수천 km를 비행해 볼고그라드로 온 것이었다.
지난달 29일 기차 역사와 30일 트롤리 버스 안에서 잇따라 자폭 테러가 발생해 모두 34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부상한 참사 현장을 찾아 주민들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푸틴 대통령은 볼고그라드 도착 직후 테러대책 회의를 주재하면서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한 테러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곳 볼고그라드에서 행해진 범죄의 비열함은 더 언급할 필요가 없다"며 "범인들이 자신들의 행동에 어떤 동기를 부여하더라도 여성과 어린이들을 포함한 시민을 상대로 한 범죄에는 어떤 정당화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안당국은 시민들을 테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의에는 연방보안국(FSB) 국장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내무부(경찰청) 장관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보건부 장관 베로니카 스크보르초바 등과 볼고그라드주 주지사, 볼고그라드주 FSB·내무부 책임자 등이 참석했다.
푸틴은 회의가 끝난 뒤 곧바로 연쇄 테러 피해자들이 입원 중인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그는 의료진에게 환자들의 상태를 묻고 직접 환자들과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병원으로 가는 길엔 트롤리 버스 테러 현장에서 차를 세우고 희생자들을 위해 헌화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새해를 앞둔 31일엔 지난해 가을 최악의 홍수로 심각한 피해를 본 극동 하바롭스크르를 방문, 현지 주민 및 구조대원 등과 새해맞이 파티를 함께하며 위로했다.
하바롭스크로 가는 길엔 극동 치타에 들러 수해 극복 과정에서 숨진 한 구조대원의 유가족을 찾아 위로하고 부인과 자녀 3명을 전용기에 태워 하바롭스크에서 열린 새해맞이 행사장으로 데려가기도 했다.
푸틴은 새해 1일 0시를 앞두고 주요 TV 채널을 통해 전국적으로 방영되는 신년 연설도 올해는 두 차례나 녹화해야 했다.
볼고그라드 테러가 발생하기 전 미리 녹화했던 신년 연설에 테러 관련 언급이 없어 31일 방문한 하바롭스크에서 다시 녹화를 했다.
푸틴은 두 번째로 녹화한 신년사에서 "테러리스트들을 완전히 제거할 때까지 그들과의 투쟁을 단호하고 줄기차게 계속할 것"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