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1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새해예산안이 처리된 뒤의사진행발언에 나섰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막판에 지역구 예산을 끼워넣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서였다.
최 의원은 "국회에서 신규사업으로 새 비목(費目)을 설치하려면 소관 상임위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대구지하철 1호선 연장사업 예산은 국토교통위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예결위 간사인 김광림 의원은 "기존 사업인 80억원에 50억원의 재원을 보태 총 130억원을 증액한 것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신규예산이 아니므로 끼워넣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반격에 나섰다. 그는 브리핑을 통해 "예결위에서 국토교통위에 동의를 신청했는데 민주당 소속 주승용 국토위원장이 지역구 예산 5개와 바꾸자고 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예산을 총괄하는 장관으로서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확산되면서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권의 최고실세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최경환 의원의 지역구와 밀접히 관련된 사업예산이란 점, 그 사업 관련 예산이 80억원에서 50억원 늘어난 점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다시말해 지하철 연장사업이 계속사업이든 신규사업이든 결국 돈이 늘어났다는 점이 중요하고, 예산안 처리의 키를 쥐고 있는 국회의 플로어 리더의 지역구 관련 예산아니냐는 것이다.
예산 끼워넣기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민감한 것은 한정된 재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나누는 것이 결국 정치의 역할이고 정치를 바로 이끄는 것이 여당 원내대표인데 그 원내대표가 논란의 중심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내내 싸우면서 민생법안을 뒷전으로 미루던 정치권, 연말 연초 벼락치기로 법안을 처리한 것으로도 부족해 새해 첫날 예산안 끼워넣기를 놓고 진흙탕 싸움까지 연출했다. 후진적인 정치권의 모습이 새해벽두부터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