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야의 종이 울리자마자 차병원과 제일병원에서는 가족과 의료진의 축하 속에 새해 첫 아기 2명이 동시에 태어났다.
이날 0시 0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차병원에서는 김현태(35)·어희선(33·여)씨 부부가 2.8㎏의 딸을 얻었다.
새해 시작과 함께 엄마가 된 어씨는 "기다렸던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대견하고 기쁘다"며 "역동성을 상징하는 청마의 해에 처음으로 태어난 만큼 밝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묵정동 제일병원에서도 같은 시각 김이규(34)씨와 강민경(32·여)씨 사이에서 3.415㎏의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결혼 5년 만에 아이를 안아 든 김씨 부부는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벌써 기다려진다"며 "특별한 시간에 많은 사람의 축복 속에서 태어난 아이인 만큼 씩씩하게 자라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 발을 들인 손님은 20대 중국 여성이었다.
전날 중국 상하이에서 KE854편 B777-200 여객기를 타고 출발한 중국인 양징(24·여)씨는 이날 0시 25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장에는 대한항공 직원들이 나와 올해 첫 외국 손님인 양씨에게 꽃다발과 중국 노선 프레스티지클래스 왕복항공권 2매와 호텔 숙박권, 메디컬센터 건강검진권 등 선물을 건넸다.
양씨는 "2009년 교환학생으로 방문한 이후 한국의 역동성과 한국인의 친절함에 반해 매년 찾고 있다"며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쁘다. 앞으로도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새해 첫 출발 화물기인 아시아나항공 OZ987편은 이날 오전 1시 5분 인천공항을 떠났다. 이 화물기는 전자·IT관련 화물을 포함, 총 40여t의 화물을 싣고 상하이 푸둥 공항으로 향했다.
첫 여객기는 마닐라로 가는 대한항공편 KE621편으로, 오전 7시 55분 인천공항을 출발했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 곳은 독도로, 관측 시각은 오전 7시 26분 23초였다.
이어 울릉도와 울산 방어진·간절곶(7시 31분), 포항 호미곶(7시 32분), 강릉 정동진(7시 38분), 속초항(7시 42분) 순서로 해가 떠올랐다.
서울의 공식 일출 시각은 7시 46분 46초였다. 포근한 날씨로 일출 명소와 한강다리 등은 일출을 보러 나온 시민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종로구 청운공원에 해돋이를 보러 나온 오수일(60)씨는 "올해 환갑이라 갑오년 새해가 새로운 기분이 든다"며 "작년에 결혼한 둘째딸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고 셋째딸이 빨리 취직하는 게 새해 소원"이라고 전했다.
지방의 해돋이 명소도 어김없이 인파로 북적거렸다.
매 새해 첫날 가족들과 해돋이 명소인 충남 부여 성흥산성을 찾는다는 1년차 직장인 안선미(27.여)씨는 "구름이 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해가 잘 보였다"며 "사회 초년생인 만큼 회사에 잘 적응했으면 하고 가족들이 다 건강했으면 한다"고 새해소망을 말했다.
다음 주 첫 출근을 앞두고 정동진에 온 권승찬(32)씨는 "대학 졸업 2년 반 만에 직장을 구해 늦깎이 신입사원이 된 만큼 각오를 단단히 다지려고 어제 서울에서 내려왔다"며 "정동진 햇살의 기운을 받아 어렵게 구한 직장인만큼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