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조난 러시아 탐사선 구조 작업(종합)

유빙 갇혀 일주일째 좌초…구조 나선 中쇄빙선도 조난

남극 탐사에 나섰다가 지난 24일 얼음층에 갇혀 좌초된 러시아 탐사선 '아카데믹 쇼칼스키'호 구조에 나섰던 중국 쇄빙선이 역시 유빙에 둘러싸여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은 당초 자체 선상 헬기를 이용해 쇼칼스키호 탑승객 구조에 나설 예정이던 중국 쇄빙선 '쉐룽'(雪龍)호가 똑같이 유빙에 갇히면서 쇼칼스키호 구조 작업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하루 전 러시아 외무부는 기상 상황이 좋아지는 대로 쇼칼스키호의 승객과 일부 승무원들을 중국 쇄빙선 '쉐룽'호의 헬기를 이용해 구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쇄빙선들이 얼음층을 깨고 쇼칼스키호에 접근하려는 구조 노력이 모두 실패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통신은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17명의 승무원을 제외한 모든 탑승자들을 헬기로 구조할 것이며 승객들에게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라는 통보가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고리 키셀료프 쇼칼스키호 선장은 "대다수 승무원은 어떤 경우에도 배에 남을 것"이라며 "17명이 잔류를 자원했으며 우리는 승리의 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헬기 구조 결정은 호주 쇄빙선 '오로라 오스트랄리스'호가 조난 선박 구조에 나섰다 실패한 뒤 내려졌다.

이에 앞서 프랑스 쇄빙선 '아스트롤랴비야'호와 중국 쇄빙선 '쉐룽'(雪龍)호도 두꺼운 얼음을 뚫지 못해 쇼칼스키호에 접근하는데 실패했다.

이후 '쉐룽'호가 1차로 탑승객 대피를 위해 헬기를 파견했으나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쇼칼스키호에 접근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해사안전청(AMSA)은 "조난 해역의 기상 조건이 나빠 헬기를 이용한 구조 작업을 연기했다"며 "1일에나 기상 조건이 좋아지면 재시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쉐룽'호 스스로가 조난 상황에 빠지면서 쇼칼스키호 탑승객 구조 작업도 지장을 받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강력한 엔진을 갖춘 미국 쇄빙선 '폴라 스타'(Polar Star)호가 조난 선박 구조에 투입될 것이라고 쇼칼스키호가 소속된 러시아 극동 '해양기상 연구소' 소장 유리 볼코프가 31일 밝혔다.

볼코프 소장은 폴라 스타호가 7~8일 뒤쯤 조난 해역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쇼칼스키호 선장 키셀료프도 현재 폴라 스타호가 적도를 지나 호주 시드니 방향으로 운항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배수량 1만2천t 규모의 쇄빙선 폴라 스타는 4m 두께의 얼음을 뚫을 수 있는 강력한 쇄빙 능력을 갖추고 있다.

쇼칼스키호는 호주 출신 극지 탐험가 더글라스 모슨의 역사적 남극 탐사 100주년을 맞아 그의 이동로를 그대로 재현하는 탐사에 나섰다가 지난 24일 유빙에 부딪혀 좌초했다.

조난 선박엔 러시아 승무원 22명과 호주인 과학자 및 여행객 52명 등 74명이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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