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2014년은 말띠 중에서도 60년마다 돌아오는 ‘청마(靑馬)의 해’로 행운을 상징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른 시간부터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이 맞는 말띠해는 어느 누구보다 남다를 터.
청마의 해를 맞는 그들의 마음과 포부를 들어봤다.
대전의 한 전통시장에서 식료품 등을 판매하는 김홍식(59) 씨.
말띠인 김 씨가 맞는 2014년은 특별하다.
외환위기 직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김 씨는 소자본으로 가계를 인수해 이곳에서 10년째 장사를 이어오고 있다.
전통시장의 위기 속에 그냥저냥 먹고는 살만하다는 김 씨의 올해 소망은 얼마 전 품에 안은 외손자의 건강과 딸 가족의 행복.
김 씨는 “손자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새해에는 살아가는 데 더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동의 한 인력시장에서 만난 황모(30) 씨는 취업준비생이다.
인력시장에 나온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유독 어려 보이는 황 씨.
황 씨는 대학졸업 후 공무원임용 시험을 준비하다 잠시 손을 놨다.
“용돈이나 벌어볼까”하며 시작했던 일용직 근로자 일을 나온 지도 벌써 한 달.
부모님께 부담을 주기 싫어 하루 이틀 나오다 보니 갑오년 새해에도 이른 새벽부터 어김없이 인력시장에 나왔다.
무엇보다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는 황 씨.
황 씨는 새해에는 다시 공부를 시작할 계획이다.
황 씨는 “이곳에 나오면서 많은 걸 느꼈다”며 “새해에는 공부를 다시 시작해서 꼭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 오정동 농수산물시장에서 만난 상인 윤모(45·여) 씨의 새해소망도 남다르다.
불경기에 부쩍 줄어든 손님들의 발길.
특히 지난 한해는 일본 수산물 방사능 여파로 내내 힘들었다.
올해는 이 같은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게 윤 씨의 소망이다.
윤 씨는 “일본에서 온 것이 아니라고 해도 믿어주지 않는 손님들이 하나둘씩 돌아오고 있는 것을 느낀다”며 “작년보단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추위도 잠도 잊고 남들보다 먼저 일터로 나선 사람들.
새해 첫날 새벽을 일터에서 맞이한 사람들은 희망을 꿈꾸며 새로운 한 해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