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데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가 올해 신인을 결산한 기사에서는 이름이 빠졌다. 올해 신인 중 다승 2위의 성적에도 류현진이 제외된 것이다.
MLB.com은 31일(한국 시각) '2013년을 열광시킨 떠오르는 신인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올해 빼어난 루키들을 꼽고 활약상을 돌아봤다. 더그 밀러 기자가 쓴 이 기사는 "지난해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못지 않게 올해 역시 신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고 전제했다.
역시 가장 먼저 꼽힌 신인들은 내셔널리그(NL) 신인왕을 다툰 쿠바 듀오다.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와 야시엘 푸이그(다저스)다. 페르난데스는 28경기 12승6패 ERA 2.19의 빼어난 성적으로 신인왕에 올랐고, 푸이그는 104경기 타율 3할1푼9리 19홈런 42타점 66득점으로 다저스 대약진을 이끌었다.
여기에 아메리칸리그(AL) 신인왕 윌 마이어스(탬파베이), 호세 이글레시아스(디트로이트) 등 야수들도 포함됐다. 류현진과 신인 최다승 경쟁을 벌인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를 비롯해 게릿 콜(피츠버그), 추신수(텍사스)의 팀 동료가 될 마틴 페레즈 등 신인 선발과 태너 로어크(워싱턴), 트레버 로젠탈(세인트루이스) 등 구원 투수들도 빠짐없이 언급됐다.
▲한국 프로 경험에서 순수 신인 배제된 듯
류현진이 이 명단에서 빠진 것은 이른바 '순수 신인'이 아닌 때문으로 해석된다. 앞서 나열된 선수들은 마이너리그를 거쳐 빅리그에 입성한 그야말로 '생짜 신인'이다. 한국에서 7시즌을 치른 류현진은 프로 경험 면에서 이들과 비교할 수 없다.
더욱이 류현진은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빅리그 풀타임 선발로 뛰었다. 계약 상에도 본인 동의 없이 마이너리그 강등은 없는 조건이다. 첫 해지만 다른 신인들과 위상이 다르다는 것이다. 때문에 류현진은 NL 신인왕 투표에서 다소 홀대를 받았다.
물론 활약만큼은 다른 특급 신인들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 다저스 홈페이지는 올해 결산 기사에서 '푸이그/류현진 열기'(Yasiel Puig/Hyun-Jin Ryu Mania)라는 표현을 써가며 활약을 조명했다. MLB.com의 다저스 담당 켄 거닉 기자는 "류현진이 새 환경에도 견고하고 꾸준했다"고 호평했다.
거닉 기자의 표현대로 류현진이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낯선 리그에서 빠르게 적응한 것은 분명히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류현진은 올해 특유의 낙천적이고 붙임성 있는 성격으로 후안 유리베 등 팀 동료들과 막역하게 시즌을 보냈다. 류현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인 것은 성격도 한몫을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올해 신인답지 않은 배짱과 기량으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른 류현진. 내년 정상급 빅리그 선발로 거듭날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