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30일 20대 청년이 방문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써달라며 99만원을 전달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대학생은 현금이 든 봉투와 함께 편지 한 장을 내밀었다.
편지에서 그는 '20대 대학생'이라고 밝힌 뒤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 99만원을 지난 2011년 군 제대 후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 중 사고로 숨진 '황승원'이라는 이름으로 기부하고 싶다'고 적었다.
'승원이와 함께 군 생활을 했던 사람'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다른 사람보다 가까이에서 승원이를 지켜봤던 사람으로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다간 황승원이라는 젊은 청년이 세상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히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편지는 '큰돈을 내지 못해 죄송하지만, 적은 돈이나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어린 친구에게 전해주면 좋겠다'라며 끝을 맺었다.
그는 공동모금회 직원과의 짧은 대화에서 "승원이는 군 복무를 하면서 다른 동료들이 간식을 사 먹을 때도 지출을 아끼고, 휴가 때 아르바이트를 해 학비를 모았던 성실한 후임이었다"고 기억했다.
또 "승원이가 떠나는 날 동기들과 함께 모은 부의금도 어머니께서는 받지 않으면서 '힘들게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누를 끼치고 싶지 않고, 더는 등록금 때문에 어깨가 무거운 학생들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면서 성금을 낸 사연을 설명했다.
모금회 직원들이 이름을 묻자 그는 "황승원의 선임인 송 경장"라고만 밝힌 뒤 모금회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