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언론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현지시간) 서호주 퍼스 중심가에서 22세 호주 청년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해 머리를 크게 다쳤던 아일랜드 배낭여행객 토머스 제이 키니(23)가 입원 중이던 왕립퍼스병원에서 30일 오전 끝내 숨졌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무방비 상태에서 가해자에게 '원 펀치 공격'(one-punch attack)을 당해 머리를 크게 다쳤던 키니는 왕립퍼스병원에서 약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아왔으나 지난주부터 상태가 급속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호주 경찰 관계자는 키니의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가해자에게 부과된 혐의가 폭행죄에서 살인죄로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호주로 배낭여행을 온 키니는 퍼스 노스브리지 인근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여행 경비를 충당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호주에서는 멀쩡히 길가는 행인을 별다른 이유도 없이 폭행해 목숨을 위협하는 이른바 '묻지마 폭행' 사건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북부 해안도시 콥스 하버에서 영국 배낭여행객이 호주 10대에게 머리를 가격당해 의식을 잃은 뒤 병원으로 실려갔으며, 지난달에는 브리즈번에서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던 한국 여대생 반모 씨가 '묻지마 살인'의 희생양이 됐다.
영국과 미국, 캐나다 정부는 최근 시드니를 위시한 호주 주요 도시 관광지에서 음주로 촉발된 폭행 사건 등 각종 범죄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호주를 방문하는 자국민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