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0대 남성이 생후 5개월된 딸에게 간 이식을 해주기 위해 단 2개월 만에 체중 20kg을 감량, 화제가 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시카고 abc방송 등에 따르면 일리노이 중부 소도시 브리짓포트에 사는 에두아르도 카마고(35)의 막내딸 재즐린은 태어나자마자 선천성 담도 폐쇄증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받지 않을 경우 생후 1~2년 내 사망하는 것이 일반적인 질병이다.
재즐린은 2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간 기능이 회복되지 않았고 건강은 악화됐다. 재즐린이 생후 5개월 됐을 때 의료진은 간 이식 필요성을 알렸다. 그러나 기증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카마고는 의료진에게 자신의 간 일부를 떼어내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검사 결과 카마고는 체중이 95kg 이상인데다 지방간을 갖고 있어 이식이 불가능했다.
시카고 노스웨스턴대학병원 생체 간 이식 전문의 탈리아 베이커 박사는 "간에 지방 세포가 10% 이상 되면 이식 수술에 사용할 수 없다. 불행하게도 카마고 간의 지방 비율은 그 이상이었다. 게다가 과체중인 사람은 수술 후 합병증을 겪을 확률이 높아 장기 기증자로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딸에게 간을 주고 싶으면 체중을 줄이라"고 조언했다.
카마고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운동이라는 것을 해본 일이 없고 식이조절을 통한 다이어트에 번번이 실패했었지만 딸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32km를 뛰기로 목표하고 격일제로 출근 전 체육관에 나가 러닝머신 위에서 달렸다. 또 식사량을 줄이고 채소를 많이 먹고 물 이외에 다른 음료는 마시지 않았다.
카마고는 "힘들어 구토가 날 것 같을 때 딸 얼굴을 떠올리면 정신이 번쩍 났다. 달리는 내내 머리 속으로 '하나님 저를 도와주시고 제 딸을 도와주세요'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털어놓았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한 결과 카마고는 2달이 채 안돼 95kg에 달하던 체중을 76kg으로 줄였다. 검사 결과 간의 지방세포 비율도 2% 미만으로 떨어졌다. 간 이식 조건을 달성한 것이다.
의료진은 "공교롭게도 수술 하루 전 재즐린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기증자를 기다리고만 있었더라면 위험한 상황이 될 뻔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카마고의 간 3분의 1을 떼어내 딸 재즐린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재즐린은 평생 면역억제 약물을 복용해야 하지만 건강을 되찾았다.
카마고는 "막내딸이 병원을 나와 온 가족이 연말 시즌을 함께 맞게 돼 감사할 뿐"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성인 가족 모두 장기 기증에 서명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