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방화시도 청년 "후회·반성, 주장 변함없다"

日서 집유받고 귀국한 강모씨 인터뷰…"아베 총리 참배 보며 안타까웠다"

"정당하지 않은 불법적이고 위험한 방법으로 항의하려 한데 대해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하려 했던 주장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는다."

일본 도쿄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불을 지르려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한국인 강모(23)씨는 3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및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강씨는 지난 9월 22일 2ℓ들이 페트병 2개에 담긴 시너, 라이터, 장갑 등을 소지하고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 소재 야스쿠니 신사에 들어갔다가 경비원에게 붙잡힌 뒤 건조물 침입 및 방화예비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전격 참배한 지난 26일 도쿄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뒤 이튿날 귀국했다.


강씨는 야스쿠니 방화를 생각하게 된 데 대해 "일본 정치인과 우익인사들이 과거 침략전쟁을 끊임없이 정당화하고 왜곡하는 발언 및 행동을 계속하길래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다"며 "잘못된 행동인 줄 알지만 이렇게라도 해서 그분들에게 항의하고 싶었고 경각심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생각은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일본이 과거 침략전쟁 당시 만행을 저지른 사진이 담긴 전단지를 뿌리는 1인 시위를 계획했지만, 그것으로는 그분들에게 경각심을 주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해 방화 쪽으로 생각을 바꿨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강씨는 귀국하는 길에 출입국관리국에서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에 참배하는 장면을 TV로 봤다면서 "당연히 많이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이 싫어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소개한 뒤 "모순처럼 들리겠지만 예전부터 일본을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며, 한·일관계가 좋아지길 바라기도 했다"면서 "일본 정치인들이 잘못된 행동을 한다고 그 나라와 그 나라 국민까지 싫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강씨는 조사 및 재판으로 3개월여 일본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일본인 국선 변호인과 도쿄 주재 한국총영사관의 도움을 충분히 받았고, 유치장과 구치소에서 부당한 대우는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강씨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방화를 시도한 이유와 관련, 독도 문제를 거론한 적이 없음에도 통역의 실수로 독도가 조서에 들어갔다고 소개했다. 그는 "검사에게 독도 관련 내용은 조서에서 뺄 것을 요구했으나 검사는 '독도가 한일관계에서 중요한 문제인데 왜 빼려고 하느냐'며 집요하게 되물었고, 그래서 '마음대로 하라'고 답했는데 결국 조서에 '독도'가 들어갔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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