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 공군의 UAV 공격 프로그램에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영상분석관으로 참여했던 헤더 라인보우는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에 실린 기고문에서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같이 증언했다.
라인보우는 "무인기가 제공하는 영상이 선명함과는 거리가 멀어서 아주 맑은 날에도 무기를 갖고 있는 사람을 탐지하기 어렵다"면서 "최고의 분석관이라도 누가 무기를 갖고 있는지 식별하기가 엄청나게 어렵다"고 폭로했다.
이어 "나쁜 이미지와 각도 때문에 나와 동료들은 늘 제대로 사람을 죽인 건지, 엉뚱한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린 건 아닌지, 무고한 시민의 삶을 파괴한 건 아닌지 혼란스러웠다"고 고백했다.
라인보우는 무인기 조종과 분석에 관여하는 이들이 죽음을 연속적으로 목격하면서 겪는 후유증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녀는 "아프가니스탄 현지에 가본 건 아니지만 화면으로 며칠 동안 계속 분쟁 상황을 세세히 지켜봤고 사람이 죽는 영상이 머리에 박혀 영원히 반복재생돼 심리적 고통을 일으켰다"며 무인기 공격을 담당하는 이들도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군의 다른 영역에서 복무하는 이들은 정신건강 상담을 받기도 하지만 무인기 영역에서는 업무의 비밀스런 성격 때문에 상담을 받는 데도 제약이 있으며, 두 친구를 포함한 동료들이 군을 떠난 지 1년 내에 자살했다고 라인보우는 밝혔다.
라인보우는 "중동에서 무인기는 보호용이 아닌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며 "대중이 이를 모르는 이상 인간 생명의 존엄에 대한 심각한 위협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