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주재 북한 대표부의 홍영 부대표가 30일 서우두(首都) 공항을 통해 낮 12시 고려항공 편으로 북한으로 소환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베이징의 소식통들이 밝혔다.
목격자들은 홍 부대표가 서우두 공항에서 고려항공에 탑승했으며, 신분 노출을 피하기 위해 일반 여행객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공항에는 홍 부대표를 감시하기 위한 호송조도 눈에 띄었으나, 이들 역시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행동을 조심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홍 부대표는 29일 베이징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여름 유네스코 주재 북한 대표부의 부대표로 파견된 홍 부대표가 반년 만에 소환된 것은 북한이 장성택 처형을 전후로 그의 측근에 대한 소환작업을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 지난 27일에는 박광철 주스웨덴 주재 북한 대사 부부가 베이징 서우두 공항을 통해 소환됐다.
박광철 대사는 그러나 스웨덴 정부측에 소환이라고 밝히지 않고 신년을 본국에서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장성택 처형 전인 지난 5일 장성택의 조카인 장용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 가족 일행을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불러들였다.
장성택의 누나인 장계순 일가족도 장용철 대사와 같은 날 베이징 공항에서 고려항공 JS-252편으로 북한으로 돌아갔으며, 장계순의 남편인 전영진 주쿠바 북한 대사는 이보다 앞서 북한으로 소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외교관뿐 아니라 무역일꾼, 상사 주재원 등 이른바 '장성택의 수족'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대거 북한으로 불러들이고 있다"면서 "이는 장성택의 남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분석된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는 현재까지 별다른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으나 지대사를 비롯해 최근 중국에 거주하는 북한인들은 단체로 움직이는 등 행동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