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외교관 공개체포 美 압박 계속…면세점도 규제

미국의 인도 외교관 공개체포로 양국간 외교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도가 뉴델리 주재 미국대사관 면세점을 규제키로 하는 등 대(對)미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미국대사관과 친분 있는 민간인들의 대사관내 면세점 이용행위를 허용해온 관행을 철회할 계획이라고 최근 미국 측에 통보했다.

인도 정부는 미국 정부가 자국 주재 인도나 여타 국가의 대사관에 이러한 '혜택'을 부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관행은 상호주의 원칙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즉 인도 정부가 미 대사관에 그간 베풀어 준 '비상호주의적' 혜택을 거둬들이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뉴델리 주재 미국대사관 면세점의 경우 민간인들도 '미국인공동체지원협회'(ACSA) 회원증을 소지하면 이용할 수 있다. 이들은 면세점에서 1주일에 주류 1병, 와인 2병, 맥주 12캔을 시중가격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구입할 수 있다. 이들은 대사관 구내 체육관, 수영장, 볼링장, 테니스장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인도 정부는 미국대사관 면제점 등에 대한 민간인 이용을 언제부터 금지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와 함께 인도 정부는 국내 미국학교에 근무하는 미국인들의 납세 현황도 살펴보고 있다고 정부 소식통은 밝혔다. 이는 미국 외교관의 배우자가 인도에서 별도 직업을 구해 수익을 올리고도 세금을 내지 않는 행위를 바로잡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아울러 인도 정부는 국내 미국대사관 및 영사관이 미국법에 규정된 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인도인 피고용인들에게 지불하는 것으로 보고 미 대사관 등에 피고용인 임금지급 현황서류를 제출할 것을 독촉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당초 지난 23일까지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미국대사관 등은 성탄절과 신년연휴를 이유로 서류 제출을 계속 미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도 정부는 국내 미국 영사들로부터 외교관 면책특권을 보장해준 기존 신분증을 모두 반납받았다. 그러고서 중대 범죄를 저지르면 체포될 수 있다는 내용을 적시한 새 신분증을 발급해주고 있다. 아울러 미국 외교관이 인도 공항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준 조치도 철회했다.

한마디로 말해 인도 정부가 미국에 대해 '엄격한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지난 12일 데비아니 코브라가데 뉴욕 주재 인도 부총영사가 비자서류 허위기재 등의 혐의로 미국 당국에 공개 체포되고 알몸수색까지 받은 데 대해 미국 정부의 사과와 사건 파기를 끌어내기 위해서다.

그러나 미국 측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무부는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지만 검찰은 사건을 파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국간 외교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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