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지수 틀린 朴, 지지자들 실망 커
- 철도파업 억눌러 민노총 와해하려
- 이대로는 내년 지방선거 힘들어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결국은 KTX 자회사에 대한 면허가 발급됐습니다. 지난 금요일 밤이었죠. 정부가 수서발KTX 면허를 발급하면서 노사정 대화는 중단이 된 상태입니다. 이런 와중에 박 대통령을 향해서 대처 수상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지 말아라, 충고를 하고 나선 여권인사 만나보죠.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분이세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상돈>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사실은 지난 금요일 아침에 이 시각 인터뷰 즈음만 해도 노사가 협상테이블에 앉고 종교계는 중재에 나서고 분위기가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그날 밤 9시에 정부가 자회사 면허를 전격 발급을 해 버렸습니다. 이거 예상하셨어요?
◆ 이상돈> 저는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번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제가 느끼기에 정부가 진정으로 의도하는 바는 수서 자회사를 분리해서 경쟁을 한다는 것은 빈 말이고 부채과다로 회복 불능한 코레일 본회사를 차제에 파산을 시키든가 해서 회사 전체를 재조직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런 생각을 좀 했습니다.
◇ 김현정> 모 회사를 파산시켜서 회사 전체를 다시 리모델링하려는 것이다, 이런 생각까지요?
◆ 이상돈> 그러니까 지금 부채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코레일뿐 아니라 수자원공사니, LH공사가 이미 어떻게 성립할 수가 없어요. 부채가 너무 많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부채가 많으니까 이 방만한 경영을 바로잡아야 된다 이거 아닙니까? 코레일도 경쟁체제로 만들면 모회사, 자회사 피차가 정신 바짝 차리게 될 거고 개혁도 이루어지고 부채도 해결되고 이렇게 되지 않겠느냐 하는 건데요?
◆ 이상돈> 그런데 그게 경쟁이 생기지가 않죠. 철도는 역사적으로 항공기와 자동차, 버스 같은 도로 교통 수단과 경쟁을 해서 졌습니다. 그래서 철도는 철도와 경쟁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철도의 민간 기업이 했는데 1960년대 다 파산했어요. 그래서 1971년에 닉슨 대통령 때 ‘암트랙’이라는 공기업을 만들어서 철도를 다 인수해서 공기업 되어 있죠. 철도가 경쟁력이 별로 있지 않습니다.
◇ 김현정> 철도끼리 경쟁을 해서는 이게 제대로 경쟁이 되지 않을 거다 이런 말씀이세요.
◆ 이상돈> 철도는 철도와 경쟁을 하지 않죠. 철도는 항공기와 도로교통수단과 경쟁을 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경쟁을 위해서 지금 이렇게 자회사를 만든다는 말 자체에 일단 동의할 수 없다는 말씀이시고요?
◆ 이상돈> 그것은 본래의 목적은 다른 데에 있다고 봅니다. 코레일이 부채 과다로 회복 불능하기 때문에 어떤 근본적인 수술을 하기 위해서 이것을 꺼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일단 공공부문에 대해서 근본적인 수술을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는 동의하십니까?
◆ 이상돈> 그렇죠. 저는 시간이 있을 때마다 얘기를 했습니다. 우리나라 현재 국가총부채가 GDP 250%로 굉장히 위험한 상태고 특히 공공분야 부채, 그중에서 공기업 부채는 이명박 정권 때 폭증을 했습니다. 거의 배가 돼버렸어요. 그래서 지금 공기업 부채 때문에 나라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공공부문 개혁을 해야 된다는 건 맞지만 철도부문의 이런 식의 개혁은 개혁이 아니다 이런 말씀?
◆ 이상돈> 경쟁노선이라고 하는 것이 허구고 이건 개혁이 아니죠. 사실 공공분야, 특히 공기업 부채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서 솔직하게 인정을 하고 이렇게 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어떤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야 합니다.
◇ 김현정>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공공부문은?
◆ 이상돈> 그렇죠. 여야 공감대가 있고 그리고 다 아시다시피 공기업 부채가 폭증한 것은 이명박 정권 당시에 해외자원 개발, 4대강 사업, 보금자리주택. 코레일 같은 경우는 용산개발 실패, 인천공항 철도 실패, 이런 것들이 다 큰 원인이 아닙니까? 그러면 전 정권이 비리의혹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것을 정부가 인정하고 책임자를 규명하고 그리고 국민의 동의를 구해야만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수자원공사 적자가 4대강 때문이고 가스공사 적자는 해외 자원 개발실패 때문이고 이런 식으로 지금 철도의 적자 17조원도 상당 부분이 정권 책임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 이상돈> 그렇죠. 다 아는 것 아닙니까?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이런 식으로 자회사 만들어서 개혁으로 이끌려고 하는 것은 일단 말이 안 된다, 이런 말씀?
◆ 이상돈> 그렇죠. 일단은 이렇게 해서 되지도 않다고 보는 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렇게 공공분야 부채 폭증해서 가장 책임이 큰 부서가 국토부입니다. 4대강 사업, 보금자리주택, 인천공항 철도 이거 어디서 기획했습니까? 이거 다 국토부가 한 겁니다. 우리나라 국가를 망친 1등 주범이 국토부예요.
◇ 김현정> 국가를 망친 1등 주범이 국토부다라고까지 말씀을 하세요?
◆ 이상돈> 네. 그러니까 공공부채를 폭증시킨 사업을 다 거기서 한 것 아닙니까. 4대강 사업, 보금자리주택, 인천공항 철도 다 그렇지 않습니까? 거기서 기획했는데 거기서 지금 무슨 체면이 있다고 공공분야 개혁을 이야기합니까. 국토부가 반성을 하고 거기를 개혁해야죠.
◇ 김현정> 국토부부터 개혁해야 된다?
◆ 이상돈>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러면 공공 개혁 자체에는 아까 동의한다고 하셨어요. 그러면 어떤 식으로 이 방법이 이뤄져야 된다고 보세요?
◆ 이상돈>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사실을 인정하고 책임 있는 사람을 갖다가 처벌을 하고, 국민한테 동의를 구하고 사회적 합의를 구해서 이거 어떻게 할 것인가 사회적 공론화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공론화 과정 거쳐서 충분히 방법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 이상돈> 그렇죠. 그래서 국민적 동의를 구해야죠. 그래서 국민들이 세금으로 내는 수밖에 없다고 하면 동의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게 상황판단을 하고 계시는 건데, 그런 상황에서 지금 KTX 자회사 면허가 그냥 발급이 되면서 노사정 대화가 끊겼습니다, 중단됐습니다. 이 상황, 이 강경 대응방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이상돈> 이것은 현재 강대강 구조로 가는데요. 아마 이것은 정부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이렇게 상황이 굴러 가면 아마도 정부에서는 차제에 민노총, 그중에서 특히 민노총의 주축이라는 철도노조를 이번에 좀 뭐라 그럴까요. 와해시키고자 한다고 할까요? 그런 의도도 갖고 있지 않은가 하고 저는 짐작하고 있어요. 최근에 전공노, 전교조 해산시도 같은 거, 이런 것과 좀 같은 맥락이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사실 우리나라 민노총은 너무 전투적입니다. 너무 강력하고요. 그래서 저는 좀 인내심을 가지고 그런 강경한 노조를 누그러뜨리고 이런 것이 우리가 굉장히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정부가 강경대응해서 정부 뜻대로 잘 될지 그건 또 다른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잘 될 거라고 보세요?
◆ 이상돈>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사회적 비용이 크다, 치러야 되는 희생이 크다.
◆ 이상돈> 그야말로 소뿔 빼기 위해서 소를 잡는 이런 우를 범할 가능성도 없지 않죠.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이상돈 교수님은 민주노총의 이런, 이런 입장에 대해서도 완전히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경대응으로 밀어붙이는 정부의 방식도 이거 상당히 위험하다는 지적을 해 주셨는데요?
◇ 김현정> 그런데요. 이 철도노조 파업을 강경하게 다스려야 된다라고 주장하는 쪽에서 흔히 영국의 대처수상을 예로 듭니다. 탄광노조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해서 공무원 개혁까지 강도 높게 이끈 거 아니냐. 대처처럼 박근혜 대통령도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상돈> 그것은 틀립니다. 그것은 이미 영국에서 전 정권의 그동안 정권 등등 해서 공공분야 실패가 너무 심해서 영국 국민들이 아주 넌덜머리가 나서 대처를 총리로 뽑은 것 아닙니까?
◇ 김현정> 공공 부문에 대해서 넌덜머리가 난 국민 정서가 바탕이 돼 있었다?
◆ 이상돈> 그렇죠. 거기에 부응해서 대처 총리가 취임하자마자 공무원 개혁을 먼저 했습니다, 정부 조직개혁을 그래서 방만하고 그야말로 일도 안 하는 관료들을 갖다가 수술을 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초기에 탄광노조 파업에 대해서는 대처가 졌습니다. 그리고 포클랜드 전쟁을 통해서 하원에서 의석을 더 얻고 그리고 집권 5년차에 그야말로 명분 없는 파업을 또 하자. 그때 제압한 거죠. 그러니까 5년 걸렸습니다, 취임한 후에.
◇ 김현정> 대화해 보고 밀고 당기고 사회적 합의해 보고 이런 시간이 5년이 갔어요?
◆ 이상돈> 그렇다고 봐야죠. 충분히 준비를 하고요. 그리고 그 당시에는 야당이 노동당도 탄광노조는 이건 안 되겠다 하고 거기에 선을 그어버렸어요. 국민들도 대처를 지지했고 야당도 암묵적으로 대처 총리를 지지한 겁니다. 그러니까 그것은 틀리고 그리고 또 대처총리 시절에 많은 민영화를 했는데 가장 실패한 게 철도 민영화입니다. 후임 메이저 총리 때 브리티시 레일을 민영화했는데 그것은 실패한 사례로서 인정되고 있죠. 지금 정부가 무슨 민영화를 안 한다 그러면서 민영화가 경쟁을 촉진한다고 독일과 일본의 일부 철도를 갖다 홍보하는데 그건 완전히 자가당착 아닙니까? 민영화 홍보할 거 같으면 영국을 들어야죠. 영국은 실패했거든요.
◇ 김현정> 실패해서 거기 철도는 어떻게 됐는데요. 비싸졌습니까?
◆ 이상돈> 그러니까 별로 투자도 없고 요금만 오른 거죠. 과거와 다를 게 하나도 없는 거죠. 투자도 없고 요금은 더 오르고.
◇ 김현정> 그런 의미에서 대처 수상의 예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경고를 하신 거군요?
◆ 이상돈> 그것은 번지수가 틀린 겁니다.
◇ 김현정> 지난 주말에, 그러니까 이런 금요일날 면허발급이 전격 되고 나서 토요일날 시청 앞,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가 있었습니다. 경찰추산 2만 5천, 주최측 추산 10만명. 이 집회는 정부가 어떻게 해석해야 된다고 보세요?
◆ 이상돈> 정부는 현재 순수하게 노조들의 집단이기주의의 발로다 아마 이렇게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치부할 수 있는 것인지 저는 걱정하고 있고요. 그것뿐 아니라, 이 문제뿐이 아니라 현재 박근혜 정부가 너무 독선적으로 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한 해 동안에 내걸었던 국민과의 약속이 국민대통합,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이런 것을 메시지로 자꾸 냈지 않습니까? 그런 메시지가 사라지고 이렇게 바뀐 것에 대해서 과거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도 실망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을 좀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 중에 한 명이 이상돈 교수님이시잖아요. 이 교수님은 실망하셨어요?
◆ 이상돈> 실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 희망도 가져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 김종인 교수님도 약간 실망하셔서 떠나가는 분위기인데요?
◆ 이상돈> 그런 면이 있죠. 그런 사람들이 제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탈당도 생각하세요, 혹시 그러면?
◆ 이상돈> 저는 그런 생각은 없습니다.
◇ 김현정> 그건 아니지만 실망한 것은 분명하다?
◆ 이상돈> 지금이라도 좀 국정의 패턴을, 모드를 좀 바꾸지 않으면 내년 지방선거나 좀 힘들지 않을까. 그리고 정권 자체가 순탄치 않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세요? 지금 사실은 지지율은 여당이 훨씬 높은데요?
◆ 이상돈> 여당 지지율이 높다지만 선거는 2, 3개월 전에 확 바뀔 수가 있어요. 그리고 현재 많은 지수가 상당히 좀 현 정권 여당한테 좀 불리하게 가고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이대로 기조 유지하면 패배의 가능성도 있다?
◆ 이상돈> 그건 당해봐야 알겠지만 민심이라는 것은 2, 3개월 정도 만에도 확 바뀔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국을 이렇게 운영하는 것은 결코 좋지 않다고 봅니다.
◇ 김현정>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어제 그러셨어요.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로 지금 대통령을 잘못 이해시키는 것 아닌가, 이런 말씀. 대통령 판단에 주변인들이 도움이 안 되고 있는 건가요?
◆ 이상돈> 글쎄요. 도무지 주변인이 누군지도 제가 알 수가 없는데요. 제가 보더라도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공공부채니 방만한 공공분야 대실패라고 정부가 말하는데 그 실패를 야기한 사람이 국토부 관료들 아닙니까? 거기에서 또 그런 얘기하잖아요. 그러니까 대처 같으면 국토부를 개혁했어야죠. 이건 제가 볼 때는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주변인들부터 지금 잘못 이해시키고 있다, 이 말에 동의하신다는 말씀?
◆ 이상돈> 주변인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여하튼 간에 기존 관료들한테 묶여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요. 대처 총리는 관료를 불신했기 때문에 개혁을 한 겁니다. 개혁의 1차 대상은 관료입니다. 공무원입니다.
◇ 김현정> 이상돈 교수님, 그런 얘기를 박 대통령한테 직접 좀 해 주세요. 개인적으로 친하지 않으세요?
◆ 이상돈> 그건 제가 드릴 말씀이 아닙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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