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경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반영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지만 금리 상승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7일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3.004%를 기록하면서 2년여 만에 처음으로 3%를 돌파했다. 2012년 7월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5월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이후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3%를 넘어섬에 따라 금리 추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연준이 국채 등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하기로 해 국채 수요가 줄어들면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월가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3.5%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년에도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10년물 국채 금리가 3.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의 알렉스 로에버 이사는 내년 말에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3.6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헤지펀드인 나인알파 캐피털의 공동설립자 제이슨 에번스는 "내년에 미국 경제가 3% 이상 성장한다면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3.75%까지 올라갔던 2011년보다 더 큰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국채금리 상승은 일단은 긍정적인 신호다.
WSJ는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에 이어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의 경제 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강해져 국채 금리가 올랐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국채 금리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채권과 회사채 등 다른 채권 금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이나 가계의 자금 조달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이 투자를 축소하고 가계도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이는 회복 궤도에 진입한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유발한다.
블랙록의 미국 채권 부문 공동 대표인 릭 라이더는 "연준이 최소 2015년까지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해 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