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휴가지인 하와이에서 민주·공화 양당 협상팀이 마련해 최근 상·하원을 잇따라 통과한 내년 및 2015회계연도 예산안에 서명했다.
앞서 공화당이 장악한 미국 하원은 이달 12일, 민주당이 다수 의석인 상원은 18일 폴 라이언(공화·위스콘신) 하원 예산위원장과 패티 머레이(민주·워싱턴) 상원 예산위원장이 마련한 2014회계연도(올해 10월∼내년 9월) 및 2015회계연도(내년 10월∼2015년 9월) 예산 합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각각 가결처리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종 서명으로 예산안이 발효함에 따라 미국 정치권은 지난 몇 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치렀던 연말 예산 전쟁을 피한 것은 물론 연방정부의 2년치 예산이 확보됨으로써 2015년 9월 말까지 셧다운에 직면하는 일도 없게 됐다.
그러나 미국 의회와 백악관은 내년 초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를 재조정해야 하는 숙제를 남겨놓고 있다.
미국 정치권이 지난 10월 부채 한도가 법정 상한에 달해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직전까지 가자 한도를 늘리지 않은 채 긴급 조치를 통해 내년 2월 7일까지 빚을 끌어다 쓸 수 있게 땜질 처방을 해놨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가 내년 초 개회 직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은 또 사상 초유의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리게 된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군인들의 임금을 1% 인상하고 군대 내 성폭행을 막는 조치를 국방부가 취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긴 2014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도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