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철 주스웨덴 북한대사, 베이징 통해 소환돼(종합)

장성택 외무성 라인의 주요 인물…줄소환 '신호탄' 가능성

북한의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이후 장성택 측근에 대한 '숙청'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박광철 스웨덴 주재 북한 대사 부부가 27일 중국 베이징(北京)을 통해 북한으로 소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광철 대사 부부가 호송조로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이날 오전 12시께 베이징발 평양행 고려항공 JS222 편에 탑승,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복수의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이날 베이징 서우두공항 제2터미널에서는 북한 국적의 50∼60대 중년 여성과 남성 4∼5명이 함께 '외교관 전용통로'를 통해 입국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 소식통은 "그들 일행 중에 박광철 대사가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주스웨덴 한국대사관 관계자도 "확인 결과 박광철 대사 부부가 소환된 것은 맞다. 스웨덴 정부로부터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소환된 이유라든가 복귀할지 여부, 후임 일정 등은 스웨덴 정부도 잘 모르는 것같다"면서 "북한 측이 (박광철 대사의 소환에 대해) 스웨덴 정부에 간략히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광철 대사는 장성택의 외무성 라인의 주요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대사 임명을 비롯한 북한 외무성 인사 과정에서 장성택의 의향을 충실히 반영해 신임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9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에 따라 스웨덴 주재 대사로 임명됐다. 주 스웨덴 북한 대사는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8개국 대사를 겸임한다.

2011년 12월 19일 발표된 김정일 국방위원장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인물이지만, 나이, 경력사항 등은 외부에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박광철 대사의 북한행은 장성택 처형을 전후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의 측근과 인척 등에 대한 소환작업의 하나로 평가된다.

북한은 장성택이 처형되기 전인 지난 5일 장성택의 조카인 장용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 가족 일행을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불러들였다.

장성택 누나인 장계순 일가족도 같은 날 베이징 공항에서 고려항공 JS-252편으로 북한으로 돌아갔으며, 장계순의 남편인 전영진 주쿠바 북한 대사는 이보다 앞서 북한으로 소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박광철 대사 소환은 장성택 처형 이후 처음 이뤄지는 대사급 외교관 소환이라는 점에서 장성택 측근으로 분류된 해외 외교관 및 무역일꾼들에 대한 '줄소환'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장성택의 최측근 인사로 꼽혀온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에 대한 소환 움직임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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