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현오석 부총리 '명예훼손' 혐의 고발

"고임금 받고 저효율이라는 허위 사실 유포해 파업 정당성 훼손"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사진=송은석 기자/자료사진)
철도노조가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파업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검찰에 현 부총리를 고발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서울중앙지검에 현 부총리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 현 부총리, "코레일 직원 임금은 동종업계 2배", "고용 세습"

철도노조는 현 부총리의 지난 24일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개최된 공공기관정상화 워크숍 모두발언과 지난 26일 서울정부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 내용을 문제 삼았다.

철도노조에 따르면 공공기관정상화 워크숍에서 현 부총리는 "철도공사는 경영 및 공공서비스 평가에서 만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고 열차 지연율이나 고장률에도 늘 불명예스러운 성적을 보여줬다"면서 "유사업종 근로자의 두 배가 넘는 임금구조가 철도 서비스의 질적 제고를 가로막고 있다"고 발언했다.


또 "내심으로는 경쟁으로 인해 자신의 고비용·고효율이 드러날 것을 두려워하면서 정부가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명분 없는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26일 현 부총리는 서울정부청사 기자회견에서는 "임직원 보수도 민간 유사업종에 비해 2배 이상 높다"면서 "한 번 입사하면 평생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직원 자녀에게 고용이 세습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오석 부총리.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코레일 "동종업계 임금과 비슷", "세습 전혀 없어"

이에 대해 철도노조 측은 "기획재정부에서 평가하는 경영평가 실적은 지난 2007~2012년 사이 단 한번도 최하위를 기록한 적은 없다"면서 "경영평가를 주관한 기획재정부의 수장임에도 명백한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지연율이나 고장률에 관한 현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지난 2012년 6월 기획재정부의 보도자료에는 KTX 정시운행률이 99.8%로 조사됐다"면서 "해당 보도자료에는 국제철도연맹이 조사한 6개국 중 KTX 정시운행률이 1위로 기재돼 있다"며 허위 사실 적시를 주장했다.

노조는 코레일 직원이 고임금을 받고 있다는 부분도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코레일과 유사업종인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와 서울메트로 등과 비교해도 코레일의 평균연봉에 반도 못 미치는 평균연봉을 받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노조 측이 제시한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공시된 철도공기업 직원의 평균 연봉은 코레일 6300만 원, 서울시도시철도공사 5352만 원, 서울메트로 6339만 원 등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코레일 직업의 고용이 세습된다는 사실도 허위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코레일의 단체협약 또는 인사규정 어디에도 코레일 직원 자녀의 채용을 보장하는 규정이 없다"면서 "그러한 규정이나 관행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세습하고 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코레일과 노조 조합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현 부총리는 이와 같은 발언으로 노조의 파업 정당성을 훼손하고 부정적인 여론을 환기할 목적으로 코레일과 직원, 노조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면서 "이는 명예훼손을 떠나 노동3권과 노조법이 보장한 노조의 쟁의행위를 와해시키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철도노조는 철도 파업을 '철도마피아'가 주도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보도한 MBN, TV조선, 세계일보 등에 대해서도 정정보도·반론보도·손해배상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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