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명숙 의원이 "연내에 반드시 수서발 KTX 자회사에 대해 면허를 발급해야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느냐"면서 "백지화가 아니라 일단 잠정 보류하는 것도 불가능하냐"고 묻자, 서승환 장관이 내놓은 답변은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였다.
다시 "'하고 싶다'의 문제가 아니고 국민에게 엄청난 불편과 불편을 주는 것이니 힘 있는 정부가 한 달이나 두 달 을 보류해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하기 싫다는 말인가"라고 한명숙 의원이 묻자, 그는 여전히 "그럴 생각이 없다"고 단호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같은 당 한정애 의원은 "노동계, 종교계까지 나서 대화하자고 하는데 안 하는 이유가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라는 말로는 넘어갈 정도로 호락호락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서승환 장관은 이에 대해 "그냥 하기 싫다는 게 아니고 2015년 말에 (수서발 KTX가) 개통된다고 하면 역산해서 봤을 때 새로 생기는 회사이므로 면허를 줘야 그때부터 준비를 할 수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면허를 늦추면 큰 문제가 있느냐"면서 "2016년이면 시간도 많이 남았고, 온 국민이 걱정하며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는데 정부는 대화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냐"고 꼬집었다.
지속적인 야당 의원의 면허 발급 보류 고려 요청에도 서승환 장관은 "수서발 KTX 자회사를 만들고 철도 경쟁체제를 만들겠다는 것은 정책 결정이다. 노사간 타협이 대상이 아니란 것이 확고한 의지"라고 밝혔다.
"국회에서 면허 발급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고 결의하면 입법부 결의도 무시할 건가"라고 물어도 "입법부서 결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의 재량행위"라며 맞섰다.
심상정 의원은 "장관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의 심기만 헤아리는 것 같아 굉장히 불쾌하다. 어떤 식으로든 대화를 통해서 국민적 불안을 덜어드리려는 모습이 눈꼽 만큼도 없다"고 꼬집었다.
지난 16일 환노위 현안보고에서 불법 파업의 근거를 명확히 들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이날은 서승환 장관의 답변으로 도리어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민주당 장하나 의원이 먼저 서승환 장관을 상대로 지난 6월 발표된 철도산업발전방안에 따라 현재 코레일이 노선 등에 따라, 또는 시설과 물류 부분 등으로 쪼개진다는 점을 확인한 뒤 방하남 장관에게로 질문의 화살을 돌리면서다.
장하나 의원은 “국토부 장관이 2017년까지 코레일을 여러 회사로 나눌 계획이 있다고 한다”면서 “코레일 노동자들의 노동 여건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고 방하남 장관에게 물었다.
이번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방침에 따른 파업은 '근로조건'과 직결되는 문제로 정당하다는 노조 측의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노사 간)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에 관해 파업 등 쟁위행위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장하나 의원이 “몇 번이나 물었는데 (장관이) 영향을 안준다고 해서…”라고 따지자, 방하남 장관은 이번에는 “그거야 말로 파업을 접고…”라고 답했다.
장하나 의원은 다시 “수서발 KTX 자회사만 달랑 설립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코레일 노동자들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적어도 불법 파업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방하남 장관은 준비된 원고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지금 여러 논란이 있는데 노조도 받아들여야한다고 생각한다. 파업의 목적 자체로 명백하게 불법 파업”이라면서 “지금 사측에서도 이야기하지 않냐. 파업을 접어야 실질적인 대화가 된다고 하지 않느냐. 노조에서도 파업이 오래되는 게 유익하지 않다”
신계륜 위원장은 “장관은 그만 두시라. 지금 그런 논란을 부추겨서 무엇하냐”고 질책했다.